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경제혁신 3년 계획 과거회귀”
철도 민영화 등 반대 의견도
철도 민영화 등 반대 의견도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정운찬(사진)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9일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에 대한 집착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레거시(유산)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부국융성에 새로운 길을 펴는 것이다. 1960∼70년대에는 아무것도 없던 때라 계획을 세워서 하면 모든 국민이 협조해서 잘 됐지만, 지금은 ‘위에서 알아서 할 테니 따라오라’는 것은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서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생각나서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정 전 총리는 또 “박근혜 정부 경제팀이 대단히 무기력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동의한다”며 “그들이 개인적으로 그렇다기보다 현 정권의 현실인식과 접근방식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고 정부의 경제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3년 내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이라는 ‘474 비전’의 실현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과 관련해선 “철도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민영화, 경쟁체제, 에프티에이(FTA)는 좋다는 식으로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데 경계해야 한다. 공공부문을 개혁할 때도 고정관념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1년을 되돌아보면, 대통령이 깊은 장막 속에서 측근들이 전하는 말,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판단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소통 부재를 박 대통령 실정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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