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이미 밝혔는데 국어실력 안되나”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인 김황식 전 총리가 ‘현대중공업 백지신탁’ 문제를 꺼내들며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을 연일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정 의원은 경선 경쟁자인 김 전 총리보다 본선에 대비해 박원순 서울시장 견제에 더 힘을 쏟는 모양새다.
김 전 총리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몽준 후보는 현대중공업 대주주와 서울시장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진지하게 답변해야 한다”며 또다시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정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과 서울시장 간에 업무 연관성이 있을 경우, 정 의원이 주식을 백지신탁하거나 매각해야 한다는 ‘아킬레스건’을 파고든 것이다. 김 전 총리는 지난 9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첫 텔레비전 토론에서 이 문제를 본격 제기한 뒤, 사흘 연속 보도자료를 냈다.
“백지신탁 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는 정 의원은 ‘무시 전략’을 폈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 노원구 창동 차량기지 이전 부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 분들의 국어 실력이 그렇게 밖에 안 되는지 모르겠다. 나는 여러번 얘기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
대신 정 의원은 박원순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점잖았던 박 시장이 본격적으로 포문을 열었다”는 기자의 질문에 “박 시장이 점잖나요?”라고 되받아쳤다. 전날 박 시장이 기자들에게 도시공공정책을 설명하며 “정 후보에게 얘기하라고 하면 아무 내용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을 겨냥한 데 대한 불쾌함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제가 서울에서 60년 살았고, 서울에서 국회의원인데, 그저 모른다고만 얘기하면 되겠느냐”며 “박 시장이 (서울의) 중요 사업들을 다 지체시켰다”고 역공에 나섰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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