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왼쪽) 제주도 출신으로 민주당 제주도당 대변인 등을 지냈고, 2010년 제주도 도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 뒤 제주 해군기지 반대운동 등에 활발히 나섰고, 2012년 총선에서 청년비례대표에 선출돼 13번을 배정받고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으로 원전 수명연장 금지법, 소프트웨어 다단계 하도급 방지법,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 등 다양한 법안을 발의하며 맹활약했지만 정작 이름을 알린 것은 지난해 말 대선 불복 논란 덕이었다. 지난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감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이준석(오른쪽)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국내에서 교육봉사단체인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창립해 대표교사로 일하고 있다. 벤처기업 클라세스튜디오의 대표이기도 하다. 이런 경력이 주목을 받아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 26살의 나이로 비대위원으로 참가해 단번에 화제의 중심이 됐다. 대선 이후 정치활동을 하지 않다가 새누리당이 위기에 빠지자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다시 정치무대에 돌아왔다. 지난해 노원병 재보궐선거에서 출마설이 돌았지만 고사했다. 아직 국회의원이 될 생각은 없다고 한다.
이준석(오른쪽)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국내에서 교육봉사단체인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창립해 대표교사로 일하고 있다. 벤처기업 클라세스튜디오의 대표이기도 하다. 이런 경력이 주목을 받아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 26살의 나이로 비대위원으로 참가해 단번에 화제의 중심이 됐다. 대선 이후 정치활동을 하지 않다가 새누리당이 위기에 빠지자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다시 정치무대에 돌아왔다. 지난해 노원병 재보궐선거에서 출마설이 돌았지만 고사했다. 아직 국회의원이 될 생각은 없다고 한다.
[토요판] 커버스토리
이준석·장하나, 혁신을 말하다
이준석·장하나, 혁신을 말하다
▶ ‘우리 정치는 변하질 않아.’ 항상 난장판인 것처럼 비치는 정치를 보면 자조적으로 흘러나오는 말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우리 정치계에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젊은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7·30 재보궐선거를 코앞에 두고 여야를 대표하는 두 젊은 정치인을 모시고 정치혁신은 어떻게 가능할지를 들어보았습니다. 한국 정치에 작은 희망을 찾아보십시오.
7·30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가 오늘까지 진행된다. ‘미니 총선’이라고도 불리는 이번 재보선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단 하나는 확실하다. 이번에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새정치), 두 거대 여야 정당은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구태의연하고 정치공학적인 공천이 난무했고, 선거운동도 새로울 것이 없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뼛속까지 바꾸겠다’며 읍소했던 새누리당은 여전히 변한 게 없고 당 이름부터 새정치인 야당도 새정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겨레>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정치는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여야의 두 대표적인 젊은 정치인들의 말을 들어보는 자리를 만들었다.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새바위) 이준석 위원장과 청년 비례대표로 지난 총선에서 여의도에 입성한 새정치 장하나 의원이다.
새누리 이준석
재보선 공천, 이기려다 보니까
상향식 원칙 지키지 못했다
정부 개혁 제대로 된 게 없어
국가개조 올해 지나면 못해 새정치 장하나
개혁공천도 전략공천도 아니다
새사람 뽑느라 자신을 부정했다
새누리 혁신 쇼라 비판하지만
우리는 왜 그런 거도 안하나 이야기의 시작은 당장의 정치 현안인 재보선일 수밖에 없다. 이준석 위원장은 아침 일찍 경기 김포 유세에 참가했다가 온 참이다. 사회 공천 문제 이야기부터 하자. 이번 공천 어떻게 평가하나? 이준석 새누리당은 지난 지방선거부터 상향식 공천을 기본으로 했는데 장단점이 다 드러났다. 장점이라면 갈등이 줄어들었다. 경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절차적 정당성을 담보할 수 있다. 하지만 원칙을 지키는 선거를 치르지는 못했다. 이겨야 한다는 것에 신경쓰다 보니 완벽하게 상향식 공천이 이뤄지지 않았다. 새정치는 전략공천을 많이 활용했는데 이는 나쁜 게 아니다. 다만 정당성을 가지려면 민심에 부합해야 한다. 이번에 새정치 공천은 뻔히 보이는 게 아니냐. 계파 갈라먹기다. 권은희씨 공천도 그렇다. 그분이 공익제보자이기도 하지만 1심, 2심까지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상황에 논란이 있는 분이다. (권은희씨에게 수사 외압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2심까지 무죄를 받았다.) 설명해야 할 부분이 있다. 광주가 아니라 수도권에 나왔으면 민심의 판단을 제대로 받아보겠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었을 텐데…. 장하나 내가 속해 있는 새정치 공천은… 냉정하게 말하면 개혁공천, 전략공천 이야기를 했는데 개혁적이지도 전략적이지도 않았다. 이준석 위원장이 계파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계파성은 많이 사라지고 대신 새정치는 새 사람이 해야 한다는 도식이 너무 기계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기존의 자기를 부정하는 것 아니냐. 자기혐오가 돼서는 안 된다. 동작을 경우도 있지만… 에휴(깊은 한숨). 이기려고 공천을 하다 보니까 여러 절차적 정당성을 잃는 부분이 있다. 새정치는 합당 뒤 당이 안착하기 전에 계속 큰 선거를 치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기계적으로 붙여놓은 듯한 느낌이다. 갈등을 일으키지 않을 공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서는 항간의 평가 정도밖에 못하겠는데, 우리는 새 사람에 집착했다면 새누리는 귀환 모드다. 현 정권이 인사참사 이후 흔들리고 있는데 엠비(MB)맨까지 동원해 돌려막기가 돼버린 것 같다. 새 사람이 그립다. 그래도 나는 우리 당에 스스로 채찍질을 더 하고 싶다. 이 위원장이 새바위를 맡고 있고, 새바위를 정치인들 보여주기 식이라고 깎아내릴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반면교사라도 삼아야 하는데… 우리는 왜 못 하나 싶다. 사회 기동민, 천호선 후보 사퇴 등 막판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이준석 야당이 단일화할 거고 새누리당이 반발할 거라는 것은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 벌써 몇번의 선거를 똑같은 방식으로 치렀다. 판세에 큰 영향을 줄까 싶다. 내가 아쉬운 것은 진보정당들도 꾸준히 후보를 내고 민심을 확인해야 하는데 왜 계속 그렇게 하지 않느냐는 점이다. 장하나 일단 단일화가 성사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은 이번 단일화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비난을 하고 있지만, 이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 힘을 합치는 행위다. 단일화를 통해 무능하고 무책임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해야 하는 절박함이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과 조응하는 효과가 나올 거라고 본다. 사회 재보선 예상 내놓자면? 몇 석 이상이면 이기는 것인가? 이준석 당장 승패가 중요한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막판에 박근혜 마케팅 하면서 선거 결과가 그것 때문인지 덕분인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2030세대에서 40대까지 여당에 부정적이라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쇄신 요구가 통했을 텐데. 장하나 이번 선거 의석 문제가 아니라 세월호 참사, 벌써 많은 분들이 잊으셨는데, 100일이 돼가고 있는데 그 일을 겪고 많은 국민들이 충격과 슬픔, 비탄에 빠지셨던 일들 어루만지는 것이 필요하다. 과연 우리는 선거의 과정과 결과에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재보선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고, 세월호 특별법 관련해서도 국회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 보면 누가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원래 정치하는 사람들이 선거할 때 신난다. 마음 밑바닥부터 뜨거운 게 막 올라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문제후보 두둔하는게 국회 역할인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정부도 정치도 바뀌지 않고 있다. 허울 좋은 국가개조는 이를 이끌 2기 내각이 좌초하면서 함께 실종됐다. 정치권은 국정조사에서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도 ‘정치’라고 할 만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이준석 김영삼 대통령 때를 생각해보면 임기 초기 금융실명제 등 막무가내식으로 국가개조 했었다. 문제도 있었지만 많은 게 바뀌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5년 임기인데 1년은 윤창중 등 인사참사로 허비했고, 세월호 이후에도 인사참사 계속되면서 제대로 되는 게 없다.내년이면 집권 3년차다. 당권 두고 경쟁 일어날 것이고 그 이후 총선, 대선까지 이어지니 개혁동력은 사라진다. 지금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 부담으로 느낄 게 아니라 국가개조 할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2년차인 올해 뭔가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할 것이다. 장하나 정부 이야기 나온 김에 이야기하면, 박근혜 정부가 뭘 안 하는 게 아니다. 경제민주화 한다고 했지만 실종됐고, 오히려 최경환 경제부총리 오면서 애초 경제민주화 할 생각이 없었다는 게 확실해졌다. 철도민영화 이어 의료민영화도 의료법 시행규칙 바꿔서 상위법을 위배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 걸고 있다. 쌀 관세 부분도 정치적으로 격랑을 겪을 일인데 국회도 잘 모르게 갑작스럽게 진행했다. 박근혜 정부가 뭘 안 하는 게 아니라 많은 것을 하고 있다. 그게 문제다. 일방적으로 교지를 내리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이 그대로다. 이준석 나도 당-청 관계 복원이 혁신위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비대위 시절의 박근혜 대통령 생각하면 당내 150명 넘는 의원들과 편하게 소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안 그렇다. 박영선 새정치 원내대표가 (김명수 교육부총리 후보,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 2명의 낙마를 이야기했을 때 깔끔하게 다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기껏 1명 받고 1명은 그대로 강행하려고 하다가 결국 2명 다 낙마했다. 기본적으로 야당의 의견이니까 받아들이기 싫다고 고집을 부리는 게 보인다.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장하나 야당은 싸우다 지는 게 역할이다. 그런데 우리는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도 못한다. 여당도 청와대에 아닌 건 아니라고 하고 제동 걸 건 걸어주고, 청와대도 당내 이야기 들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민주적이거나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저는 원내에 있으니까 인사청문회를 쭉 봤는데 새누리당 의원들이 (문제있는) 후보자들을 두둔하기도 하고 특별한 의견 표명도 안 하는 경우도 많다. 저게 과연 국회의 역할인가. 새바위가 좀 성공해야 되는데. 이준석 역설적으로 내가 새누리당이 개혁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최종적으로 확인해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웃음) 각 정당이 혁신을 위한 위원회들 많이 만들었다. 새정치도 새정치비전위원회 만들어서 성과 내려고 노력했다는 것 안다. 근데 결국 쇼였다. 숙명여대 박재창 교수님이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었는데 들어가 보니까 200페이지짜리 매뉴얼이 있고 그 안에 틀린 말은 한마디도 안 적혀 있었단다. 근데 수많은 옳은 말 중에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준석
청, 낙마요구 깔끔하게 받았어야
고집피우지 말고 자존심 내려놔라
의원 되려면 8대 검증 거쳐야
야당도 내 개혁안 받아라 장하나
세월호 사건 이후에도 정치는
여전히 변함이 없어 절망적
박 정부 뭘 안해서 문제 아니라
민영화 등 많은 걸 해서 문제다 장관만큼 엄격한 잣대 국회의원에도 적용돼야 결국 몰라서 정치혁신을 안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일 터이다. 근데 왜 안 될까.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까. 이준석 정치에 다양성이 실종된 게 가장 문제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봐도 다양성이 부족하다. 새누리당의 악습 중 하나인데, 개혁안을 내놓으면 꼭 야당도 안 하는 걸 왜 우리가 하려고 하느냐고 이야기한다. 문대성 의원 논문표절 사건 때도 반대를 무릅쓰고 결국 탈당시켰다. 이번에 복당하면서 면이 좀 안 서는 측면이 있지만… 어쨌든 그런 사안 나왔을 때 야당에서는 왜 화답을 안 해주나. 딱 치고 나갔을 때 같이 움직여줄 야당 의원들이나 조직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 야당도 논문표절 문제 있는 분들이 있어서 손해를 두려워해 안 움직인 거다. 이번에 새바위가 인사검증 혁신안 내놓으면 야당에서도 받아달라. 장하나 이 위원장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새누리당 당내 현실과 간극이 너무 크다. 야당이 맞장구 안 쳐주는 게 아니라 새누리당이 얼마나 같이 움직여줄까 생각하는 거다. 신뢰하기가 힘들다. 이준석 이 자리에서 못을 박고 싶다. 제가 개혁안 내면 장하나 의원이 받아줘야 한다. 약속하시겠나? 이 위원장은 장 의원이 화답해주겠다는 확답을 받고 싶어했다. 장 의원은 가타부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럼 이 위원장이 말하는 정치개혁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뭘까? 이준석 가장 기본이 인사검증이다. 장관에게 적용되는 잣대들이 국회의원에게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 총선 하면 1000명 정도 공천 신청하는데 그 검증이 겨우 20일 안에 이뤄진다. 그나마 본인이 제출한 자료로 검증하는 거다. 정성근 장관 후보자 문제도 다 거를 수 있었다. 그러려면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두 당 모두 그걸 안 하고 있다. 적어도 6개월 전부터 양당의 경선에 참여한 사람들은 5대 검증을 뛰어넘어 8대 검증에 참여하는 것이 어떨까. 장하나 다 맞는 말씀이고 어느 정당이든 다 적용돼야 하는 이야기다. 문제는 그 말을 어떻게 실천하는가다. 정치개혁 가로막는 것이 바로 말잔치다. 복지가 됐든 경제정책이 됐든 실제로 일하는 사람은 조명받지 못한다. 나도 진짜 열심히 일했는데 결국 유명해진 것은 ‘대통령 사퇴하라’는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하나도 기쁘지 않다. 이 위원장도 말은 하셨지만 그게 어떻게 실현되는지가 중요하다. 새바위가 주장하는 8대 검증은 △투기나 고액 강연 등 탈법적 재산형성 여부 △본인 및 자녀의 병역 문제 △세금 탈루와 탈세 △위장전입 △금고형 이상의 범죄 △논문표절 △이중국적 △기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사생활 문제 등 8가지 항목을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말은 좋다. 하지만 이뤄질까? 언제나처럼 말잔치로 끝나지 않을까. 사회 정치에는 제도적 쇄신도 필요하지만 인적 쇄신도 필요하다. 정치가 바뀌기 위해서 찍어내야 하는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이준석 누굴 찍어내는 거보다도 다양성 확보가 더 중요하다. 사회 누군가 나가야 다양성이 채워질 거 아닌가? 이준석 현재 여당에서 가장 큰 문제는 청와대와의 당-청 관계다. 당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게 만든 누군가가 있다. 김기춘 실장보고 책임지라고 하는데 글쎄… 어쨌든 변해야 한다. 장하나 (우리 당에서는) 누굴 쳐내야 할까…? 이준석 안철수?(웃음) 장하나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바꾸라 마라 할 정도로 알지 못한다. 누굴 딱 집지는 못하겠다. 새정치는 대선에서 지고 당 혁신을 논의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단계에서 안철수 신당과 합당하느라 뭔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어떤 면에서는 새정치를 이야기하는 계파가 하나 더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안철수 대표가 계속 선당후사 말씀을 하시는데 걸맞은 행보를 보여주시면 좋겠다. 이준석
내가 내가 실패한다면 새누리당에
개혁의지 없다는 것 최종확인
젊은 의원 20명 이상 나와야
돈줄 막은 오세훈법도 바뀌어야 장하나
야당은 싸우다 지는 게 역할
우리는 끝까지 싸우지도 못했다
의원 되고 나서 도리어 빚더미
월급이 적어서 부정부패 생기나 젊은 정치인은 ‘치어리더’일 뿐인가 이준석 위원장이나 장하나 의원 같은 젊은 정치인들에 대한 냉소가 상당하다. 정당의 본질은 그대로인데 개혁적인 것처럼, 혁신할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일종의 ‘치어리더’ 역할만 한다는 비판이다. 이들의 진짜 역할은 무엇일까? 이준석 사실 인사검증 한다는 데 경기 일으키는 사람이 많다. 사실 이번 재보선 전에 승부를 보는 것이 제 목표다. 이게 좌절된다면 더 이상 혁신작업 할 필요가 없다. 새바위 활동이 실질적으로 결과를 내지 못하면 새누리당에 비전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 더 있을 이유가 없다. 사회 그래도 정치는 계속할 건가? 이준석 대선 때 꾸려진 비대위가 별 성과 없이 끝난 뒤 협의의 정치에 무력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안철수 새정치 대표처럼 국민이 불러서 왔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분이 정치권에 뛰어든 이후 행적을 보면 무얼 하려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 제가 만약 선출직에 나선다면 자기 확신이 들었을 때일 것이다. 교육 문제가 내 주제인데 내가 할 역할에 확신이 들면 들어갈 거다. 장하나 그럼 지금은 뭘 위해서 활발한 정치활동을 하고 있나? 왜 정치하나? 이준석 혁신위 하면서 2012년 비대위의 애프터서비스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때 내세운 정책들이 후퇴한 것을 한번 더 되살려보자는 노력이다. 제대로 안 된다면 실망감을 느끼겠지. (야인으로 있던) 1년 반 동안 밖에서 꾸준히 던졌던 말들이 2012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그게 간절해서 참여한 거다. 장하나 2012년 당시 공약이나 정책에는 진정성이 있었나?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가 정치가 말에 휘둘리는 것이다. 말한 게 마치 한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해경을 해체하겠다고 하면 실제 해체되기도 전에 다 된 것처럼 받아들인다. 말만 하고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공약이 다 그런 식이다. 사회 정치권에 들어온 젊은이들이 실제 제대로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 전혀 바뀌지 않는 늙은 정치를 분칠해주는 역할이나 한다는 비판이 많다. 이준석 위원장만 해도 새누리당이 위기였던 대선 때 잠깐 활동했다가 이미지를 좋게 만든 뒤 빠졌다. 세월호 이후 위기가 오니까 다시 등장했다. 이준석 새누리당이 물에 빠지니까 다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4·24 재보선 때도 노원병에 출마 요청이 있었다. 당시 거절했던 것은 내가 없어도 알아서 잘할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이 있어서였다. 1년 반 지난 뒤에 다시 왔더니 바뀐 게 하나도 없다. 심지어 더 나빠졌다. 당내에 개혁적인 의견 내는 사람이 아예 없어졌다. 당에서도 어쩔 수 없이 반강제로 끌고 왔는데, 외면하기 힘들어서 참여했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다. 장하나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청년세대 몫으로 비례 2석을 줬다. 그래서 저랑 김광진 의원이 됐다. 의회에 처음 참여하게 됐을 때는 의석수 2개가 너무 적지 않은가 생각했다. 지속가능한 정당이 되려면 젊은 정치인에게 더 많은 의석을 줘야 하지 않는가 하고. 그런데 들어와서 보니까 2석을 준 것도 어마어마한 거더라. 기득권을 크게 내놓은 거다. 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들이는 시간, 노력, 비용을 생각해봐라. 인사검증 이야기했는데 나나 이 위원장 같은 사람은 검증 잣대가 크게 필요가 없다. 평범한 시민인데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정치의 주인이 돼야 한다. 지금은 도덕적 검증으로 쳐내는 단계지만 점차 엘리트 중심에서 당사자 중심으로 정치가 이동해야 한다. 나를 대표하려면 나와 비슷한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이준석 만약 인사검증을 강화하면 청년세대의 영입 필요성이 굉장히 높아질 거다.(웃음) 사회 미처 위장전입도 못 하고, 재산도 못 모았을 테니까?(웃음) 장하나 아마 나이 드신 분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있을 거다. 지금 문제는 어찌 저런 사람들만 뽑았느냐다. 10만원 3억 정치자금 상한선 높여야 정치의 문제는 결국 돈 문제다. 돈 안 드는 선거를 하자, 돈 안 드는 정치를 하자고 항상 말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다. 사회 정치하는 데 돈 많이 들던가? 장하나 나는 비례라서 돈이 별로 안 들었다. 전에 내가 제주도 도의원 나가서 떨어져 봤는데, 법정 선거기간 비용만 보전해주기 때문에 예비후보자 시절 사무실 운영하고 하는 돈은 전혀 지원되지 않는다. 그때 모두 4500만원 정도 들었는데 보전받은 돈은 1800만원뿐이었다. 이준석 최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청년최고위원 나간 사람들은 빚만 8000만원이 생겼다. 전당대회는 선거비용 보전해주지 않는데 등록하는 데만 8000만원이 든다. 8000만원을 선뜻 내놓을 수 있는 청년이 누가 있겠나. 이런 구조에서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이뤄질까. 정치자금법을 손대야 한다. 지금처럼 10만원씩 모으는 구조로는 결국 돈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없다, 국회의원 세비 깎아야 한다는 말들을 하지만 그렇게 되면 더 타격받는 것은 진보정당일 거다. 국회의원들에게 1년에 세비 500억원 정도 드는데, 국회의원 한명이 정치를 잘해서 국민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조 단위가 넘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의 보수체계로는 실력있는 민간 사람이 국회의원을 하기 힘들다. 밖에서 연봉 훨씬 더 받을 수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 되려고 하겠나. 공명심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장하나 나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는 번 만큼만 쓰는 정도였다. 돈을 모으기 어려운 청년이었지만 빚도 없었다. 의원이 된 지금은 마이너스통장 만들고 빚도 생겼다. 의회에서 정책개발비 등이 나오지만 6개월 만에 다 써버린다. 내 돈이 더 들어간다. 의정활동 제대로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 국회의원 세비 깎으라는 여론이 이해는 되는데 공직자가 월급이 적어서 부정축재하나. 마치 세비를 줄이면 특권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이준석 진보정당 의원 지내셨던 분들이 다시 출마하거나 국회 활동 하는 데 경제적으로 굉장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 지금 구조대로라면 열의있는 사람이 정치권에 들어갈 수 있을까. 1인당 10만원 한해 3억원(선거있는해)의 상한선을 늘려줘야 한다. 사회 세비 깎으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결국 정치를 사람들이 불신하기 때문이 아니겠나? 이준석 오세훈법이 만들어질 당시의 시대정신은 정치자금을 줄이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피선거권과 정치활동을 더 활발하게 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정치에는 과연 희망이 없을까. 아직 젊은 이들은 절망하면서도 삶과 맞닿은 정치를 하나의 희망으로 봤다. 이준석 정치권이 더 싸워야 한다. 대신 과거에 대한 싸움은 최소화하고 미래에 대한 싸움을 해야 한다. 2012년 정국을 부정적으로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대선에서 처음으로 복지가 최대 쟁점이 된 선거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지만. 다시 한번 쟁점이 복지나 삶에 관련된 이슈로 옮겨갔으면 좋겠다. 지난 2년간 생산성 있는 갈등이 없었다. 물론 전제조건은 있다. 여당은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사건이나 공약 후퇴 등에 통큰 사과, 또는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장하나 지난 대선에서 복지 논쟁이 벌어졌고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국정원 선거개입 등이 너무 큰 문제였다. 얼마 전에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선거개입 혐의로 징역 4년이 구형됐다. 국민들이 이 이슈에 지쳤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데…. 이준석 민생 관련해 정치권이 논의할 게 많다. 증세 문제도 논의돼야 한다. 지금 어느 누구도 세수 문제 고민 안 하는 사람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경기 문제도 그렇고, 창조경제도 그렇다. 하나하나 너무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 과거에 발목 잡혀 있고 새누리당도 사실 그걸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기 위해서 과거 문제를 일부러 놔두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현재 정치에는 미래가 실종돼 있다. 절망적이다. 장하나 나는 정치의 절망을 세월호 특별법 문제에서 본다. 아직 세월호 문제가 끝나지 않았고 팽목항과 광화문, 국회에서 유족들이 농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 하나 제대로 매듭짓지 못하는 데 대한 자괴감이 있다. 이런 것도 하나 매듭짓지 못하면서 다른 수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다뤄나갈까. 그래도 완전히 절망하지는 않는다. 내가 국회의원이 된 것 자체가 정치가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 새정치가 계파정치를 한다고 하는데 계파는커녕 중앙정치와 아무 관련 없었던 내가 비례대표가 됐다. 다른 사람들은 정치가 바뀌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렇게 이야기할 수가 없다. 정치 변화. 저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나. 다만 온라인이나 에스엔에스를 통해서 예전보다 시민들이 정치의 맨얼굴을 직접 보고 직접 이야기 주고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거기에 희망이 있다. 세월호 국정조사 과정에서 몇몇 의원이 막말도 하고 유가족과 마찰을 빚는 등 부적절한 행동도 했는데 그게 특이한 상황이 아니다. 마침 유가족들이 계셨고 생중계가 돼서 알려진 거지 많은 상임위원회나 국정감사 등에서 늘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준석 초선 의원들 2년이 지나서 만나 이야기해보니까 현실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쓰더라. 섬뜩해진다. 장하나 우리 당에 을지로위원회라고 있다. ‘을(乙)을 지키는 길’이라고 경제민주화나 민생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인데 그다지 관심을 받지도 못하지만 1년 넘게 잘 운영되고 있다. 정치에는 그런 게 필요하다. 삶에 맞닿아 있는 먹고사는 문제에 정치가 나서야 한다. 이준석 새누리당에도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1년 반 가까이 뭔가 꾸준히 하고 있는데 그런 활동 계속해야 한다. 사회·정리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사진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재보선 공천, 이기려다 보니까
상향식 원칙 지키지 못했다
정부 개혁 제대로 된 게 없어
국가개조 올해 지나면 못해 새정치 장하나
개혁공천도 전략공천도 아니다
새사람 뽑느라 자신을 부정했다
새누리 혁신 쇼라 비판하지만
우리는 왜 그런 거도 안하나 이야기의 시작은 당장의 정치 현안인 재보선일 수밖에 없다. 이준석 위원장은 아침 일찍 경기 김포 유세에 참가했다가 온 참이다. 사회 공천 문제 이야기부터 하자. 이번 공천 어떻게 평가하나? 이준석 새누리당은 지난 지방선거부터 상향식 공천을 기본으로 했는데 장단점이 다 드러났다. 장점이라면 갈등이 줄어들었다. 경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절차적 정당성을 담보할 수 있다. 하지만 원칙을 지키는 선거를 치르지는 못했다. 이겨야 한다는 것에 신경쓰다 보니 완벽하게 상향식 공천이 이뤄지지 않았다. 새정치는 전략공천을 많이 활용했는데 이는 나쁜 게 아니다. 다만 정당성을 가지려면 민심에 부합해야 한다. 이번에 새정치 공천은 뻔히 보이는 게 아니냐. 계파 갈라먹기다. 권은희씨 공천도 그렇다. 그분이 공익제보자이기도 하지만 1심, 2심까지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상황에 논란이 있는 분이다. (권은희씨에게 수사 외압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2심까지 무죄를 받았다.) 설명해야 할 부분이 있다. 광주가 아니라 수도권에 나왔으면 민심의 판단을 제대로 받아보겠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었을 텐데…. 장하나 내가 속해 있는 새정치 공천은… 냉정하게 말하면 개혁공천, 전략공천 이야기를 했는데 개혁적이지도 전략적이지도 않았다. 이준석 위원장이 계파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계파성은 많이 사라지고 대신 새정치는 새 사람이 해야 한다는 도식이 너무 기계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기존의 자기를 부정하는 것 아니냐. 자기혐오가 돼서는 안 된다. 동작을 경우도 있지만… 에휴(깊은 한숨). 이기려고 공천을 하다 보니까 여러 절차적 정당성을 잃는 부분이 있다. 새정치는 합당 뒤 당이 안착하기 전에 계속 큰 선거를 치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기계적으로 붙여놓은 듯한 느낌이다. 갈등을 일으키지 않을 공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서는 항간의 평가 정도밖에 못하겠는데, 우리는 새 사람에 집착했다면 새누리는 귀환 모드다. 현 정권이 인사참사 이후 흔들리고 있는데 엠비(MB)맨까지 동원해 돌려막기가 돼버린 것 같다. 새 사람이 그립다. 그래도 나는 우리 당에 스스로 채찍질을 더 하고 싶다. 이 위원장이 새바위를 맡고 있고, 새바위를 정치인들 보여주기 식이라고 깎아내릴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반면교사라도 삼아야 하는데… 우리는 왜 못 하나 싶다. 사회 기동민, 천호선 후보 사퇴 등 막판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이준석 야당이 단일화할 거고 새누리당이 반발할 거라는 것은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 벌써 몇번의 선거를 똑같은 방식으로 치렀다. 판세에 큰 영향을 줄까 싶다. 내가 아쉬운 것은 진보정당들도 꾸준히 후보를 내고 민심을 확인해야 하는데 왜 계속 그렇게 하지 않느냐는 점이다. 장하나 일단 단일화가 성사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은 이번 단일화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비난을 하고 있지만, 이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 힘을 합치는 행위다. 단일화를 통해 무능하고 무책임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해야 하는 절박함이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과 조응하는 효과가 나올 거라고 본다. 사회 재보선 예상 내놓자면? 몇 석 이상이면 이기는 것인가? 이준석 당장 승패가 중요한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막판에 박근혜 마케팅 하면서 선거 결과가 그것 때문인지 덕분인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2030세대에서 40대까지 여당에 부정적이라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쇄신 요구가 통했을 텐데. 장하나 이번 선거 의석 문제가 아니라 세월호 참사, 벌써 많은 분들이 잊으셨는데, 100일이 돼가고 있는데 그 일을 겪고 많은 국민들이 충격과 슬픔, 비탄에 빠지셨던 일들 어루만지는 것이 필요하다. 과연 우리는 선거의 과정과 결과에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재보선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고, 세월호 특별법 관련해서도 국회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 보면 누가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원래 정치하는 사람들이 선거할 때 신난다. 마음 밑바닥부터 뜨거운 게 막 올라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문제후보 두둔하는게 국회 역할인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정부도 정치도 바뀌지 않고 있다. 허울 좋은 국가개조는 이를 이끌 2기 내각이 좌초하면서 함께 실종됐다. 정치권은 국정조사에서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도 ‘정치’라고 할 만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이준석 김영삼 대통령 때를 생각해보면 임기 초기 금융실명제 등 막무가내식으로 국가개조 했었다. 문제도 있었지만 많은 게 바뀌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5년 임기인데 1년은 윤창중 등 인사참사로 허비했고, 세월호 이후에도 인사참사 계속되면서 제대로 되는 게 없다.내년이면 집권 3년차다. 당권 두고 경쟁 일어날 것이고 그 이후 총선, 대선까지 이어지니 개혁동력은 사라진다. 지금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 부담으로 느낄 게 아니라 국가개조 할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2년차인 올해 뭔가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할 것이다. 장하나 정부 이야기 나온 김에 이야기하면, 박근혜 정부가 뭘 안 하는 게 아니다. 경제민주화 한다고 했지만 실종됐고, 오히려 최경환 경제부총리 오면서 애초 경제민주화 할 생각이 없었다는 게 확실해졌다. 철도민영화 이어 의료민영화도 의료법 시행규칙 바꿔서 상위법을 위배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 걸고 있다. 쌀 관세 부분도 정치적으로 격랑을 겪을 일인데 국회도 잘 모르게 갑작스럽게 진행했다. 박근혜 정부가 뭘 안 하는 게 아니라 많은 것을 하고 있다. 그게 문제다. 일방적으로 교지를 내리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이 그대로다. 이준석 나도 당-청 관계 복원이 혁신위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비대위 시절의 박근혜 대통령 생각하면 당내 150명 넘는 의원들과 편하게 소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안 그렇다. 박영선 새정치 원내대표가 (김명수 교육부총리 후보,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 2명의 낙마를 이야기했을 때 깔끔하게 다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기껏 1명 받고 1명은 그대로 강행하려고 하다가 결국 2명 다 낙마했다. 기본적으로 야당의 의견이니까 받아들이기 싫다고 고집을 부리는 게 보인다.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장하나 야당은 싸우다 지는 게 역할이다. 그런데 우리는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도 못한다. 여당도 청와대에 아닌 건 아니라고 하고 제동 걸 건 걸어주고, 청와대도 당내 이야기 들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민주적이거나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저는 원내에 있으니까 인사청문회를 쭉 봤는데 새누리당 의원들이 (문제있는) 후보자들을 두둔하기도 하고 특별한 의견 표명도 안 하는 경우도 많다. 저게 과연 국회의 역할인가. 새바위가 좀 성공해야 되는데. 이준석 역설적으로 내가 새누리당이 개혁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최종적으로 확인해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웃음) 각 정당이 혁신을 위한 위원회들 많이 만들었다. 새정치도 새정치비전위원회 만들어서 성과 내려고 노력했다는 것 안다. 근데 결국 쇼였다. 숙명여대 박재창 교수님이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었는데 들어가 보니까 200페이지짜리 매뉴얼이 있고 그 안에 틀린 말은 한마디도 안 적혀 있었단다. 근데 수많은 옳은 말 중에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준석
청, 낙마요구 깔끔하게 받았어야
고집피우지 말고 자존심 내려놔라
의원 되려면 8대 검증 거쳐야
야당도 내 개혁안 받아라 장하나
세월호 사건 이후에도 정치는
여전히 변함이 없어 절망적
박 정부 뭘 안해서 문제 아니라
민영화 등 많은 걸 해서 문제다 장관만큼 엄격한 잣대 국회의원에도 적용돼야 결국 몰라서 정치혁신을 안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일 터이다. 근데 왜 안 될까.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까. 이준석 정치에 다양성이 실종된 게 가장 문제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봐도 다양성이 부족하다. 새누리당의 악습 중 하나인데, 개혁안을 내놓으면 꼭 야당도 안 하는 걸 왜 우리가 하려고 하느냐고 이야기한다. 문대성 의원 논문표절 사건 때도 반대를 무릅쓰고 결국 탈당시켰다. 이번에 복당하면서 면이 좀 안 서는 측면이 있지만… 어쨌든 그런 사안 나왔을 때 야당에서는 왜 화답을 안 해주나. 딱 치고 나갔을 때 같이 움직여줄 야당 의원들이나 조직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 야당도 논문표절 문제 있는 분들이 있어서 손해를 두려워해 안 움직인 거다. 이번에 새바위가 인사검증 혁신안 내놓으면 야당에서도 받아달라. 장하나 이 위원장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새누리당 당내 현실과 간극이 너무 크다. 야당이 맞장구 안 쳐주는 게 아니라 새누리당이 얼마나 같이 움직여줄까 생각하는 거다. 신뢰하기가 힘들다. 이준석 이 자리에서 못을 박고 싶다. 제가 개혁안 내면 장하나 의원이 받아줘야 한다. 약속하시겠나? 이 위원장은 장 의원이 화답해주겠다는 확답을 받고 싶어했다. 장 의원은 가타부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럼 이 위원장이 말하는 정치개혁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뭘까? 이준석 가장 기본이 인사검증이다. 장관에게 적용되는 잣대들이 국회의원에게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 총선 하면 1000명 정도 공천 신청하는데 그 검증이 겨우 20일 안에 이뤄진다. 그나마 본인이 제출한 자료로 검증하는 거다. 정성근 장관 후보자 문제도 다 거를 수 있었다. 그러려면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두 당 모두 그걸 안 하고 있다. 적어도 6개월 전부터 양당의 경선에 참여한 사람들은 5대 검증을 뛰어넘어 8대 검증에 참여하는 것이 어떨까. 장하나 다 맞는 말씀이고 어느 정당이든 다 적용돼야 하는 이야기다. 문제는 그 말을 어떻게 실천하는가다. 정치개혁 가로막는 것이 바로 말잔치다. 복지가 됐든 경제정책이 됐든 실제로 일하는 사람은 조명받지 못한다. 나도 진짜 열심히 일했는데 결국 유명해진 것은 ‘대통령 사퇴하라’는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하나도 기쁘지 않다. 이 위원장도 말은 하셨지만 그게 어떻게 실현되는지가 중요하다. 새바위가 주장하는 8대 검증은 △투기나 고액 강연 등 탈법적 재산형성 여부 △본인 및 자녀의 병역 문제 △세금 탈루와 탈세 △위장전입 △금고형 이상의 범죄 △논문표절 △이중국적 △기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사생활 문제 등 8가지 항목을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말은 좋다. 하지만 이뤄질까? 언제나처럼 말잔치로 끝나지 않을까. 사회 정치에는 제도적 쇄신도 필요하지만 인적 쇄신도 필요하다. 정치가 바뀌기 위해서 찍어내야 하는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이준석 누굴 찍어내는 거보다도 다양성 확보가 더 중요하다. 사회 누군가 나가야 다양성이 채워질 거 아닌가? 이준석 현재 여당에서 가장 큰 문제는 청와대와의 당-청 관계다. 당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게 만든 누군가가 있다. 김기춘 실장보고 책임지라고 하는데 글쎄… 어쨌든 변해야 한다. 장하나 (우리 당에서는) 누굴 쳐내야 할까…? 이준석 안철수?(웃음) 장하나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바꾸라 마라 할 정도로 알지 못한다. 누굴 딱 집지는 못하겠다. 새정치는 대선에서 지고 당 혁신을 논의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단계에서 안철수 신당과 합당하느라 뭔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어떤 면에서는 새정치를 이야기하는 계파가 하나 더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안철수 대표가 계속 선당후사 말씀을 하시는데 걸맞은 행보를 보여주시면 좋겠다. 이준석
내가 내가 실패한다면 새누리당에
개혁의지 없다는 것 최종확인
젊은 의원 20명 이상 나와야
돈줄 막은 오세훈법도 바뀌어야 장하나
야당은 싸우다 지는 게 역할
우리는 끝까지 싸우지도 못했다
의원 되고 나서 도리어 빚더미
월급이 적어서 부정부패 생기나 젊은 정치인은 ‘치어리더’일 뿐인가 이준석 위원장이나 장하나 의원 같은 젊은 정치인들에 대한 냉소가 상당하다. 정당의 본질은 그대로인데 개혁적인 것처럼, 혁신할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일종의 ‘치어리더’ 역할만 한다는 비판이다. 이들의 진짜 역할은 무엇일까? 이준석 사실 인사검증 한다는 데 경기 일으키는 사람이 많다. 사실 이번 재보선 전에 승부를 보는 것이 제 목표다. 이게 좌절된다면 더 이상 혁신작업 할 필요가 없다. 새바위 활동이 실질적으로 결과를 내지 못하면 새누리당에 비전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 더 있을 이유가 없다. 사회 그래도 정치는 계속할 건가? 이준석 대선 때 꾸려진 비대위가 별 성과 없이 끝난 뒤 협의의 정치에 무력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안철수 새정치 대표처럼 국민이 불러서 왔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분이 정치권에 뛰어든 이후 행적을 보면 무얼 하려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 제가 만약 선출직에 나선다면 자기 확신이 들었을 때일 것이다. 교육 문제가 내 주제인데 내가 할 역할에 확신이 들면 들어갈 거다. 장하나 그럼 지금은 뭘 위해서 활발한 정치활동을 하고 있나? 왜 정치하나? 이준석 혁신위 하면서 2012년 비대위의 애프터서비스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때 내세운 정책들이 후퇴한 것을 한번 더 되살려보자는 노력이다. 제대로 안 된다면 실망감을 느끼겠지. (야인으로 있던) 1년 반 동안 밖에서 꾸준히 던졌던 말들이 2012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그게 간절해서 참여한 거다. 장하나 2012년 당시 공약이나 정책에는 진정성이 있었나?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가 정치가 말에 휘둘리는 것이다. 말한 게 마치 한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해경을 해체하겠다고 하면 실제 해체되기도 전에 다 된 것처럼 받아들인다. 말만 하고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공약이 다 그런 식이다. 사회 정치권에 들어온 젊은이들이 실제 제대로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 전혀 바뀌지 않는 늙은 정치를 분칠해주는 역할이나 한다는 비판이 많다. 이준석 위원장만 해도 새누리당이 위기였던 대선 때 잠깐 활동했다가 이미지를 좋게 만든 뒤 빠졌다. 세월호 이후 위기가 오니까 다시 등장했다. 이준석 새누리당이 물에 빠지니까 다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4·24 재보선 때도 노원병에 출마 요청이 있었다. 당시 거절했던 것은 내가 없어도 알아서 잘할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이 있어서였다. 1년 반 지난 뒤에 다시 왔더니 바뀐 게 하나도 없다. 심지어 더 나빠졌다. 당내에 개혁적인 의견 내는 사람이 아예 없어졌다. 당에서도 어쩔 수 없이 반강제로 끌고 왔는데, 외면하기 힘들어서 참여했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다. 장하나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청년세대 몫으로 비례 2석을 줬다. 그래서 저랑 김광진 의원이 됐다. 의회에 처음 참여하게 됐을 때는 의석수 2개가 너무 적지 않은가 생각했다. 지속가능한 정당이 되려면 젊은 정치인에게 더 많은 의석을 줘야 하지 않는가 하고. 그런데 들어와서 보니까 2석을 준 것도 어마어마한 거더라. 기득권을 크게 내놓은 거다. 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들이는 시간, 노력, 비용을 생각해봐라. 인사검증 이야기했는데 나나 이 위원장 같은 사람은 검증 잣대가 크게 필요가 없다. 평범한 시민인데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정치의 주인이 돼야 한다. 지금은 도덕적 검증으로 쳐내는 단계지만 점차 엘리트 중심에서 당사자 중심으로 정치가 이동해야 한다. 나를 대표하려면 나와 비슷한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이준석 만약 인사검증을 강화하면 청년세대의 영입 필요성이 굉장히 높아질 거다.(웃음) 사회 미처 위장전입도 못 하고, 재산도 못 모았을 테니까?(웃음) 장하나 아마 나이 드신 분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있을 거다. 지금 문제는 어찌 저런 사람들만 뽑았느냐다. 10만원 3억 정치자금 상한선 높여야 정치의 문제는 결국 돈 문제다. 돈 안 드는 선거를 하자, 돈 안 드는 정치를 하자고 항상 말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다. 사회 정치하는 데 돈 많이 들던가? 장하나 나는 비례라서 돈이 별로 안 들었다. 전에 내가 제주도 도의원 나가서 떨어져 봤는데, 법정 선거기간 비용만 보전해주기 때문에 예비후보자 시절 사무실 운영하고 하는 돈은 전혀 지원되지 않는다. 그때 모두 4500만원 정도 들었는데 보전받은 돈은 1800만원뿐이었다. 이준석 최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청년최고위원 나간 사람들은 빚만 8000만원이 생겼다. 전당대회는 선거비용 보전해주지 않는데 등록하는 데만 8000만원이 든다. 8000만원을 선뜻 내놓을 수 있는 청년이 누가 있겠나. 이런 구조에서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이뤄질까. 정치자금법을 손대야 한다. 지금처럼 10만원씩 모으는 구조로는 결국 돈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없다, 국회의원 세비 깎아야 한다는 말들을 하지만 그렇게 되면 더 타격받는 것은 진보정당일 거다. 국회의원들에게 1년에 세비 500억원 정도 드는데, 국회의원 한명이 정치를 잘해서 국민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조 단위가 넘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의 보수체계로는 실력있는 민간 사람이 국회의원을 하기 힘들다. 밖에서 연봉 훨씬 더 받을 수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 되려고 하겠나. 공명심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장하나 나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는 번 만큼만 쓰는 정도였다. 돈을 모으기 어려운 청년이었지만 빚도 없었다. 의원이 된 지금은 마이너스통장 만들고 빚도 생겼다. 의회에서 정책개발비 등이 나오지만 6개월 만에 다 써버린다. 내 돈이 더 들어간다. 의정활동 제대로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 국회의원 세비 깎으라는 여론이 이해는 되는데 공직자가 월급이 적어서 부정축재하나. 마치 세비를 줄이면 특권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이준석 진보정당 의원 지내셨던 분들이 다시 출마하거나 국회 활동 하는 데 경제적으로 굉장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 지금 구조대로라면 열의있는 사람이 정치권에 들어갈 수 있을까. 1인당 10만원 한해 3억원(선거있는해)의 상한선을 늘려줘야 한다. 사회 세비 깎으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결국 정치를 사람들이 불신하기 때문이 아니겠나? 이준석 오세훈법이 만들어질 당시의 시대정신은 정치자금을 줄이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피선거권과 정치활동을 더 활발하게 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정치에는 과연 희망이 없을까. 아직 젊은 이들은 절망하면서도 삶과 맞닿은 정치를 하나의 희망으로 봤다. 이준석 정치권이 더 싸워야 한다. 대신 과거에 대한 싸움은 최소화하고 미래에 대한 싸움을 해야 한다. 2012년 정국을 부정적으로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대선에서 처음으로 복지가 최대 쟁점이 된 선거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지만. 다시 한번 쟁점이 복지나 삶에 관련된 이슈로 옮겨갔으면 좋겠다. 지난 2년간 생산성 있는 갈등이 없었다. 물론 전제조건은 있다. 여당은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사건이나 공약 후퇴 등에 통큰 사과, 또는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장하나 지난 대선에서 복지 논쟁이 벌어졌고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국정원 선거개입 등이 너무 큰 문제였다. 얼마 전에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선거개입 혐의로 징역 4년이 구형됐다. 국민들이 이 이슈에 지쳤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데…. 이준석 민생 관련해 정치권이 논의할 게 많다. 증세 문제도 논의돼야 한다. 지금 어느 누구도 세수 문제 고민 안 하는 사람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경기 문제도 그렇고, 창조경제도 그렇다. 하나하나 너무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 과거에 발목 잡혀 있고 새누리당도 사실 그걸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기 위해서 과거 문제를 일부러 놔두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현재 정치에는 미래가 실종돼 있다. 절망적이다. 장하나 나는 정치의 절망을 세월호 특별법 문제에서 본다. 아직 세월호 문제가 끝나지 않았고 팽목항과 광화문, 국회에서 유족들이 농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 하나 제대로 매듭짓지 못하는 데 대한 자괴감이 있다. 이런 것도 하나 매듭짓지 못하면서 다른 수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다뤄나갈까. 그래도 완전히 절망하지는 않는다. 내가 국회의원이 된 것 자체가 정치가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 새정치가 계파정치를 한다고 하는데 계파는커녕 중앙정치와 아무 관련 없었던 내가 비례대표가 됐다. 다른 사람들은 정치가 바뀌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렇게 이야기할 수가 없다. 정치 변화. 저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나. 다만 온라인이나 에스엔에스를 통해서 예전보다 시민들이 정치의 맨얼굴을 직접 보고 직접 이야기 주고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거기에 희망이 있다. 세월호 국정조사 과정에서 몇몇 의원이 막말도 하고 유가족과 마찰을 빚는 등 부적절한 행동도 했는데 그게 특이한 상황이 아니다. 마침 유가족들이 계셨고 생중계가 돼서 알려진 거지 많은 상임위원회나 국정감사 등에서 늘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준석 초선 의원들 2년이 지나서 만나 이야기해보니까 현실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쓰더라. 섬뜩해진다. 장하나 우리 당에 을지로위원회라고 있다. ‘을(乙)을 지키는 길’이라고 경제민주화나 민생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인데 그다지 관심을 받지도 못하지만 1년 넘게 잘 운영되고 있다. 정치에는 그런 게 필요하다. 삶에 맞닿아 있는 먹고사는 문제에 정치가 나서야 한다. 이준석 새누리당에도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1년 반 가까이 뭔가 꾸준히 하고 있는데 그런 활동 계속해야 한다. 사회·정리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사진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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