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모두 예비후보 등록 맞대응
‘진박’들의 진격에 다급해진 대구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이 일제히 예비후보로 등록해 맞대응에 나섰다. 박근혜 정부의 장관 또는 청와대 참모 출신 ‘진박’들처럼 띠를 두르고 명함을 돌리려면 예비후보 등록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현역 물갈이론’의 중심에 있는 대구의 초선 6명은 28일로 모두 예비후보로 등록을 끝마쳤다. ‘박근혜 정권 수문장’을 자처하는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쟁중인 윤재옥 의원(달서을)이 이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권은희(북갑), 김상훈(서구), 김희국(중·남구), 류성걸(동갑), 홍지만(달서갑) 의원도 지난 14일부터 차례로 예비후보 신분증을 달았다. 불출마를 선언한 이종진 의원을 제외한 대구지역 초선 의원 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부산에선 재선을 노리는 초선 5명 가운데 2명만 예비후보 등록을 한 것에 견줘 높은 비율이다. 대구지역 한 초선 의원 쪽은 “현역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 조급한 것처럼 비칠까 봐 최대한 늦췄지만 이제 예비후보가 되지 않으면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서둘러 예비후보로 등록한 대구지역 초선 6명은 대부분 박근혜 대통령의 눈 밖에 난 유승민 의원과 가까웠던 이들이다. ‘청와대 낙하산’으로 불리는 ‘진박’들이 ‘물갈이’를 내세우며 단체행동에 나서자 뭔가 맞대응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윤재옥·홍지만 의원실에서는 “우리 지역구에는 소위 진박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예비후보자로 등록했을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동갑),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 실장(달성),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중·남구) 등 5명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순차적으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어 바람몰이에 나선다. 선거사무소 개소식엔 정권 실세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민 의원에 도전하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지난달 개소식을 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대구의 한 식당에서 ‘진박연대’ 성격의 회합을 열어 세를 과시한 바 있다. 다만, 이들도 민심의 역풍을 우려한 듯 과도한 ‘진박 마케팅’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 27일 예정됐던 공동 정책간담회도 무기한 연기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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