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 발언’이 불댕긴 공천갈등 심화
공천관리위원단 구성 놓고 충돌
홍문종 “전권 달라는 건 권력자”
‘비대위 체제 전환 요구’설에
비박 “머리 금간 거 아니냐”
공천관리위원단 구성 놓고 충돌
홍문종 “전권 달라는 건 권력자”
‘비대위 체제 전환 요구’설에
비박 “머리 금간 거 아니냐”
여권에서 때아닌 ‘권력자 논쟁’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권력자=박근혜’ 발언에, 서청원 최고위원이 ‘권력자=김무성’이라고 맞받은 데 이어 29일에도 ‘권력자’를 둘러싼 친박-비박 간 장외 설전이 벌어졌다.
친박계 중진 홍문종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관리위원단 구성 전권을 자신에게 달라고 했다는데, 과연 민주적 절차로 공천을 하겠다는 건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궤도를 이탈한 것 같다”고 했다. 홍 의원은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서도 “(전권을 달라는 것은) 김 대표가 권력자 역할을 하려는 것이냐. 김 대표가 너무 나이브하게 (총선에서) 180석을 얻는다고 하는데, 굉장히 불안하고 태평스러운 말씀이다. 조바심이 나서 죽겠다”고 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9명 중에 5명이 지지하는 사람이 공천관리위원장이 된다. 간단하다”며 전날에 이어 이틀째 김무성 대표를 겨냥했다. 친박계가 다수를 차지한 최고위원회에서 ‘전략공천’ 필요성을 주장해온 이한구 의원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압박성 발언이다. 비박계인 김성태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당의 선장을 흔들면 배가 난파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친박계 일부에서 당 지도부를 깨고 최경환 의원이 참여하는 선대위·비대위 체제 전환을 요구한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양쪽의 설전은 더욱 거칠어졌다. 김성태 의원은 “머리에 금이 간 거 아니냐. 실명을 까고 그런 얘기를 하라”며 격하게 반발했다. 한 당직자도 “현실성이 없는 얘기다. 야당도 아니고 비대위 체제라니, 해도 너무한다”고 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 이후로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김 대표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비대위 해프닝’은 최경환 의원이 “전혀 들은 바도, 관심도 없다. 설령 당직 제안이 들어온다 해도 절대 맡을 일은 없다. 평의원으로 당 화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한 뒤에야 진화됐다. 그는 “(김 대표와는) 자주 전화하고 만난다. 아무 문제 없는 사이를 언론에서 이간질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말 그대로 일각이겠지만, 그런 이야기(비대위)가 나오는 것 자체가 김 대표가 당 운영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저렇게 똥고집을 부리는데 누가 (총선용) 인재를 추천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김남일 이경미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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