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앞 면접본 김무성 “단수로 추천 잘못” 불만 토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앞줄 왼쪽)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진행된 공천면접장에 들어가면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뒷줄 오른쪽에서 셋째)과 공천관리위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새누리 공천면접

김, 입장하며 “차렷 경례” 인사
이 “안심번호 문제있다” 지적에
“전혀 문제가 없다” 즉각 반박

최경환도 면접 심사 받아
“공관위 결정에 왈가왈부는 부적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공천관리위원들 앞에서 깐깐한 면접을 봤다. 당대표가 공천 면접을 받는 진풍경이 벌어진 건 김 대표 자신이 예외 없는 상향식 공천을 강조한 탓이다. ‘공천 칼자루’를 쥔 이한구 공관위원장과 김 대표는 공관위가 최근 발표한 ‘단수추천’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김 대표는 6일 오전 부산 중구·영도구 공천 신청자 3명과 함께 서울 여의도 당사 공천장에 들어섰다. 김 대표에게 이한구 위원장은 “어서 오십시오”라며 인사말을 건넸고 다른 공관위원들은 목례로 인사했다. 황진하 사무총장만 자리에서 일어나 김 대표에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 김 대표는 다른 예비후보들에게 “인사합시다. 차렷, 경례”라고 말하며 인사한 뒤 자리에 앉았다.

참석한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대표는 “1차 공천결과 발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공관위원의 질문에 “경쟁력이 있는데도 단수추천으로 경선도 못 해보고 탈락하는 2, 3위 후보들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탈당해서 출마한다면 당의 분열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며 “이번 단수추천 공천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다른 공관위원이 “100% 상향식 공천에 문제가 있지 않으냐”는 취지로 묻자 김 대표는 “지역 유권자만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 지역민이 판단해 선택해주는 후보가 본선에서도 당선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한구 위원장은 김 대표에게 “여론조사 목적으로 도입한 안심번호(휴대전화 임시번호) 명단이 정확하지 않아 문제가 있다”고 했지만, 김 대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한구 위원장은 면접이 끝난 뒤에도 안심번호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 대표는 1분간 이어진 자기소개에서 “이번 총선 출마는 정치인생 마지막”이라며 21대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오후에는 ‘친박 실세’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이 면접을 봤다. 최 의원은 면접 전 공관위의 단수추천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도 시험 치러 왔다. 수험생(공천 신청자)이 공관위의 결정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면접에서 이 위원장은 최 의원에게 경제부총리 시절 경제정책에 대해 물었고 최 의원은 “시장경제를 충실히 따랐다”는 취지의 답을 했다. 한 공관위원이 “친박근혜계 핵심으로 있으면서 계파를 따지는 것은 문제 있지 않으냐”고 묻자 최 의원은 “계파가 문제가 아니고 가까운 사람끼리 대화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피해갔다. 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김재원 의원(경북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송군)은 “정무특보로서 당내 계파 갈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미흡한 건 틀림없지만 그렇게 된 과정을 설명드렸다”고 답했다.

한편 공관위가 지난 4일 단수·우선추천지역으로 발표한 13곳 가운데 부산 사하을(조경태 의원 공천), 서울 관악갑(청년 추천), 부천 원미갑(여성 추천) 등지의 예비후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상향식 공천 원칙을 정한 당헌·당규에 위반된다”며 공천 철회를 요구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 중진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갑)도 이날 당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뒤, “당의 사유가 납득하지 못할 수준이면 중대한 결심을 하겠다”고 반발했다.

이경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