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앞줄 왼쪽)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례대표후보 선출을 위한 중앙위원회에 참석하려고 회의실로 들어서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자신을 2번에 배치한 것엔 “논의 대상 될 수 없어”
“중앙위가 처음부터 다 하면 되지 않느냐” 발언도
“중앙위가 처음부터 다 하면 되지 않느냐” 발언도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가 20일 당헌 위배를 이유로 비례대표 순위 투표를 거부한 데 대해 김종인 대표는 이날 밤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중앙위원들은 비례대표 선출이 자신들의 권한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중앙위가 권한을 행사하고 그 책임을 지면 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배치한 것이 논란에 오른 것에 대해선 “그건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걸 이야기하면 다른 것들을 이야기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예를 들어 내가 2번을 하나 10번을 하나 달라지는 게 뭐가 있느냐”며 “나는 비례대표를 해도 좋고 내가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1번, 2번 따질 게 없다. 중앙위에서 처음부터 다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중앙위가 그 권한을 행사한다고 하니 중앙위가 행사를 하고 선거에 대해 책임지면 되는 것”이라며 “더이상 이야기할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김종인 대표가 당 대표를 맡은 뒤 문재인 전 대표 시절 마련된 비례대표 시행세칙 등에 대해 “(대표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이자 더민주는 지난달 29일 당무위를 열어 선거와 관련 있는 사안에 한정해 당무위 권한을 비대위로 위임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김 대표의 ‘셀프공천’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광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종인 대표의 셀프 전략공천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가 이번에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하면 비례대표로만 5선을 쌓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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