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박우섭 기초단체장협 회장
“공천 파동, 비대위의 월권 탓
칸막이 없애면 표결 수용”
“공천 파동, 비대위의 월권 탓
칸막이 없애면 표결 수용”
“비례대표 공천 논란은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모든 걸 집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당 지도부의 비민주적 정당 운영 때문에 발생한 거라고 봅니다.”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21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 ‘파행’ 사태의 원인을 이렇게 짚었다. 그는 “중앙위원회나 당무위원회, 전당대회 등의 절차를 요식행위로만 생각하는 데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했다.
더민주 기초단체장협의회(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 구청장은 전날 20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를 확정하기 위해 열린 당 중앙위에서 ‘비상대책위원회가 미리 당선권 후보들을 결정한 것은 당헌에 위반된다’며 반대 발언을 한 바 있다.
박 청장은 “정당에서 당 지도부가 제출한 비례대표 후보자 초안을 번복하게 하는 것은 초유의 사태”라며 “우리는 당헌·당규를 지키고 적어도 중앙위원의 권한을 비대위가 침해해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비대위가 후보군을 세 집단으로 나눠 집단 내에서만 순위를 매기게 한 부분만 조정하면 ‘비대위 추천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날 비대위가 ‘전체 후보 가운데 전략 공천자 7명을 뺀 후보 28명의 순위를 칸막이 없이 중앙위 표결에 부치겠다’고 알려오자 박 청장은 “그 정도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문제가 있는 전략 비례 후보들도 당대표가 (공천을) 고집한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입길에 올랐던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비례 2번 ‘셀프 공천’은 김 대표 자신의 ‘정치적 결단’에 맡기겠다는 것이 협의회의 입장이다. 박 청장은 “비판과 문제 제기가 나오긴 하겠지만 본인이 꼭 해야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며 “본인이 정치적 고려를 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중앙위 파행 사태와 관련해 김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결국 자기네들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는 “문제의 초점을 흐리는 것”이라며 “우리가 이렇게 바로잡음으로써 당의 지지를 반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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