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비판한다고 억지로 쫓아낼 수 있나”…탈당·무소속 출마 공식 선언
“정의롭지 못한 권력”이라며 비판
“정의롭지 못한 권력”이라며 비판
4·13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이재오 의원이 24일 새누리당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이번 공천에 대해 “정의롭지 못한 권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 은평을에서 5선을 지낸 이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언제부터인가 이 나라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그 근본에는 부패와 비리와 정의롭지 못한 권력이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롭지 못한 권력은 비판을 두려워하고, 비판을 봉쇄하고, 부정한 권력의 줄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며 “나는 그것에 저항했으며 분명한 제 목소리로 비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과 나라가 발전하려면 건전한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런데 거꾸로 비판을 한다고 당에서 억지로 쫓아낼 수 있나. 이런 보복에 저는 언제나 굴종하지 않고 비굴하게 무릎꿇지 않고 저항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제 저는 아주 짧은 기간 동안 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더욱 단련되고 안정된 모습으로 당으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역시 공천 배제 후 탈당·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과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경기 분당을)도 이날 각각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공천 결과를 비판했다.
다음은 회견 뒤 이 의원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디지털뉴스팀
“차잖아요 (바닥에) 앉아 있으면. 아직 봄이 안 왔는데...”
-김무성 대표가 은평을(이재오 의원 지역구)에 대해 무공천 방침 밝혔는데.
“그래도 저는 어제밤 11시에 탈당을 했기 때문에 어제밤 12시까지 탈당 안 하면 제가 무소속으로 출마 못 했을 거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기다리다가 11시에 탈당계를 제출해 은평을에 새누리당이 무공천을 해도 저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다. 무소속이라는 것은 저는 평생 처음 해보는 거라서 매우 어렵고 힘든 줄 압니다만 최선을 다하겠다. 당의 방침은 당의 방침대로.”
-어제 유승민 의원 기자 회견 보셨나. 어떤 소회?
“유승민 후보 기자회견 내용이나 뭐 제가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우리 새누리당이 그러한 개혁적인 보수, 그런 의원들이 좀 당에 많이 있어야 당이 균형을 잡는데 정치지형이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면 당이 불안하지 않습니까. 중도 실용적인 보수도 있고, 좀 더 개혁적인 보수도 (있고) 그래야 국민들이 우리 당의 발전을 믿는다. 당에 한 소리만 있으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유승민 의원 기자회견 보면서, 아 나도 뭐 같은 심정이지만 저러한 정치적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당을 하면 되는데. 저도 바로 또 탈당하고. 새누리당이 건강해지고 국민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줄 수 있으려면 당 안에 여당이라고 일사분란한 목소리가 아니고 나하고 생각이 다르면 ‘나하고 생각이 다르다' 하는 이야기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우리가 각종 드라마 사극을 보면 왕조시대도 신하들이 왕이 잘못을 하면 아니 되옵니다. 통촉하소서. 통촉해달라는 말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달라 이런 이야기거든요. 그런 이야기도 없고 왕조 시대라고 해서 전부 전하 지당하옵니다, (그런) 대신과 논의하면 그 왕조시대가 유지할 수가 없어요. 왕조시대가 권력에 대한 부패 각종 파벌 중첩돼 있어도 그래도 그 왕조시대를 유지해왔던 것은 그런 자기 목숨을 내놓고 간언을 하는 충신들이 군데군데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21세기입니다. 민주주의 아닙니까. 달나라에 사람도 보내는 시대인데, 그런데 어떻게 아무리 여당이라고 해도 한 목소리만 나올 수 있습니까. 한 목소리와 다른 목소리 쳐내 버리면 당의 미래를 국민들이 지지하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저나 당에서 주도하는 국회 열심히 했던 사람들. 주호영 의원 조해진 의원이나 그런 이런 의원들 다 이제 자의가 아니라 타의도 끌려나가는 거 보면서 오히려 저는 자책을 했습니다. 아 제가 선배로서 내가 좀 더 확실하게 당에서 내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러고 후배들이 클 수 있또록 만들어 줘야 하는데 내가 무능력 해서 못했구나 하는 자책감이 많았습니다. ”
-김무성 대표가 사실상 공천하지 않겠다. 옥새 투쟁 선언 했는데 이것에 대한 평가는?
“제가 잘 모릅니다. 좀 더 지켜 보겠습니다.”
-당을 잠시 떠나는 분들 끼리 무소속 연대 가능성은?
“그것도 이제 내일까지 무소속 등록이니깐. 무소속 뿐만 아니라 20대 . 무소속 등록 하는 사람 보고 어떤 지역에 등록을 했는지 ,또 각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무소속이란 이름으로 하나를 묶어서 하는 게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각 지역은 지역 사정에 맞게 선거운도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잘 살펴 보겠습니다.”
-가능성 열어두나?
“가능성이야. 사람이 하는 일인데...”
-공천 과정 전에 이렇게 공천 탈락할 것이라는 예감 예측 하셨나
“저는 꿈에도 (공천탈락 될걸로 생각) 못했다. 왜냐하면 공천이란 것이 당선될 사람 (공천) 주는 거잖아요. 가장 쉽게 말하면. 이 각 당에서 이길 사람. 떨어진다 하는 사람을 공천하는 당이 어딨나.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뭐 여야를 합한 다른 예비후보들 보다 20%(포인트) 앞섰다. 계속해서. 저희 조사도 언론조사도 그렇고. 그래서 더구다나 수도권 같이 어려운데, 아니 당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득표율 높은 사람 주는 게 상식인데 얼마나 중요합니까. 수도권에서 대한민국 헌법 기관이 있는 거랑 없는 거랑. 당선될 사람 놔두고 당선 되지 않을 사람 전략공천 주는 건 정상이 아니다. 정상적인 사고 아니라고 봤죠. 그래서 누가 여러분들한테 알다시피 바른 소리 쓴소리 많이 하고. 또 남이 아무도 말 안 할 때, ‘그건 안됩니다’라고 말하고 그랬지만 그건 보수당일수록 더 건강하게 하고 더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줄여나가려면 당 안에서 누군가 쓴 소리 해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거랑 내 정체성이란 무슨 관계입니까. 바른 소리를 했다고 설마 뭐 공천을 안 주겠냐, 경선이라도 해주겠지 이 생각을 했지 (헛웃음) 또 사실 공관위에서 공식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몇 분의 공관위원들이 그랬어요. ‘아이고. 그 지역이야 대안이 없는데요. 사실상 단수. 될 사람 놔두고 누구 안 될 사람 주겠습니까.’ 그런 이야기를 수시로 했기 때문에. 제가 뭐 경선도 못하고 컷 오프 될 줄이야...”
-고심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찾아뵀다고.
“그 과정은 이렇다. 내가 공천에서 탈락이 됐다는 기사가 나니깐.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위로를 한다고 아침을 같이 하자고 그래서 제가 갔습니다. ”
-뭐라고 말했나? 살아서 돌아오라?
“그건 구식이고. 조찬 먹으면서 ‘이럴 줄 몰랐다. 참 안 됐다.’ 그런 이야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 비판 목소리(가 있었나)?
“아이고. 사석에서 모이더라도 대통령 비판 같은 건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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