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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툭 던진 날림공약, 또 꺼낸 읍소마케팅

등록 2016-04-07 19:25수정 2016-04-07 22:32

새누리, 지지층 결집 시도
김무성 “다시 한번 기회달라”

최저임금 9천원 인상 놓고
“오보다” “아니다” 또 번복
막판까지 유권자 혼란 불러
새누리당이 4·13 총선 선거운동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말과 행동을 따로 하면서 무작정 “잘못했으니 찍어달라”는 ‘읍소’ 선거전을 펴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지방선거 때도 선보였던 ‘진정성 없는 선거운동’을 되풀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최저임금 인상 공약을 뒤늦게 내놓은 뒤 번복을 거듭하는 등 공약 제시에서도 집권당의 책임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7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공천 내홍을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공천 파동은 새누리당만이 아니고 더불어민주당도 피장파장”이라고 답했다. 앞서 이날 오전 김무성 대표가 선대위 회의에서 “공천 과정에서 국민들을 너무나 실망시켜 드렸다. 용서해주시고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며 자세를 한껏 낮춘 직후다. 전날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새누리당 대구 출마자들은 “공천 과정에서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무릎꿇기 퍼포먼스’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최 의원은 이날 경남 밀양 지원유세에서 ‘친유승민계 공천 학살’로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조해진 의원 등에 대해 “절대로 복당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쪽에선 ‘무조건 사죄’로 엎드리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그 진정성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선거 공약에서도 3년 전 대선 공약마저 잊은 채 표심을 의식해 자기부정이나 임기응변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제1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에 대해 최경환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넘어서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제민주화 주장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고, 경제를 망하게 하는 길”이라고 깎아내렸다.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도 강봉균 선대위원장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 정부 내에서는 어렵다”고 비켜가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엇갈린 메시지로 혼선을 주고 있다. 새누리당은 “9000원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가 “9000원까지 올린다는 것은 오보”라고 수정하더니, 강봉균 선대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다시 “9000원까지의 혜택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오보 아니다”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대선 때 공약했다가 후퇴한 기초연금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최근까지 ‘현행 유지’를 고수하다 야당이 ‘월 30만원으로 인상’ 공약을 내놓자 뒤늦게 ‘하위 50% 노인 생계보장 강화’를 구체적인 방안 없이 내놓았다.

음주운전을 하고 대리기사에게 허위진술을 시킨 혐의로 지난 6일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선대위 공동경제정책본부장으로 유지하는 점도 ‘갑질 타파’와 ‘도덕성’을 내세우는 새누리당의 앞모습과 배치된다.

새누리당은 이날 “정신 차리고, 안 싸우겠다”는 가사가 들어간 ‘반성과 다짐의 노래’(반다송)를 공개했다. 그 직후 에스엔에스에는 ‘반성하는 척 다급해 부르는 노래’(반다송2)라는 패러디가 널리 퍼졌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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