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4·13 총선에 출마한 야당 후보들에 대한 지원유세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고문의 한 측근은 8일 “더불어민주당 쪽으로부터 간곡한 지원 요청을 받고 깊이 고민했으나 결국 선거 유세에 나서지 않기로 최종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손 전 고문과 가까운 정장선 더민주 총선기획단장은 지난 6일 밤 손 전 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야권이 참패할 위기에 처해 있다”며 도와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손 전 고문은 수도권의 후보들을 중심으로 지원할 것을 검토했으나 결국 직접 나서지 않기로 했다. 손 전 고문은 이미 정계은퇴를 했는데 정치 일선에 다시 나서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데다, 자신과 가까운 후보들조차 더민주와 국민의당 양쪽에 갈려 있어 어느 한 당을 편들기도 부담스러웠던 듯하다.
더민주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밀리고, 수도권에서도 야권분열 등으로 고전하면서 더민주에선 “이러다간 100석도 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마땅한 뾰족수가 없는 더민주는 손 전 고문의 등장을 학수고대하던 상황이었다. 한 핵심 당직자는 “많은 후보들이 손 전 고문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주말이 수도권에서 승패가 갈리는 고빗사위다. 만약 손 전 고문이 이번 주말 나서준다면 큰 힘이 됐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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