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9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수해 지역을 찾아 장화를 신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장화를 신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본 누리꾼들이 ‘홍데렐라’라며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홍 대표는 19일 여야 당대표 청와대 오찬을 거부하고 폭우 피해를 입은 충북 청주 낭성면의 한 마을을 방문해 수해복구 활동을 펼쳤다.
현장에 도착한 홍 대표는 수해 복구 작업을 위해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장화를 신었다. 사진은 선 채로 한 쪽 다리를 들어올려 장화에 발을 넣으려는 홍대표에게 옆에 있던 관계자가 허리를 숙여 장화를 신겨주는 모습을 담고 있다. 홍 대표는 이 과정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장화를 신겨주는 관계자의 팔을 살짝 잡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마치 봉건시대 상전이 하인의 도움을 받아 신발을 신는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1시간 동안 ‘삽질’을 하고 돌아간 홍 대표는 당 페이스북을 통해 “삽질한다는 말이 엉뚱한 뜻으로 변질된지 오래이지만 오늘 삽질하고 왔다”며 “청와대 들러리 회담에 참가하기 보다는 수해현장을 찾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수해 복구 현장에 도움을 주러 간 홍 대표가 오히려 ‘봉사를 받았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또한 ‘몸에 밴 권위의식을 버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 누리꾼은 “흙수저라는 사람이 장화 신는 법도 모르나”(기운**)라며 핀잔을 줬고, 또다른 누리꾼은 “공항에서 가방 던지는 꼬라지나 마찬가지로 일제시대에나 어울릴 사진이다”(땅**)라고 비판했다. 또 “장화도 혼자 못신으면서 다른 사람 도우러 갔네, 아이고 기특해라”(나야***) 등의 반응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당대표 초청 정상외교 성과설명회를 하기에 앞서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보좌관들과 함께 그늘로 테이블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홍 대표를 뺀 문재인 대통령과 4당 대표가 오찬을 함께한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이 직접 테이블을 옮기는 모습이 포착돼 대조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여야 4당 대표들이 도착하기 전 ‘야외 테이블을 그늘로 옮기는 것이 좋겠다’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건의를 듣고, 보좌진과 힘을 합쳐 테이블을 나무 그늘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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