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연합뉴스
평창겨울올림픽을 맞아 9~11일 남쪽을 방문하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하나뿐인 여동생으로, 최근 당 서열이 급격히 올라간 ‘핵심 실세’로 꼽힌다.
김 부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2004년 사망한 고영희 사이에서 김정철, 김정은 위원장에 이어 태어난 셋째 자녀다. 1987년생(31살)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그는 1990년대 후반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스위스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부장은 당 중앙위 부부장과 중앙위 위원을 지냈고 지난해 10월 열린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르며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서 선임 격인 제1부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우리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김 부부장은 지난 5일 박광호 노동당 선전선동부장과 함께 평양역에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평창겨울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방남하는 북한 예술단원들을 직접 배웅하며 정치적 위상을 보여줬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 명단에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도 포함됐다. 리 위원장은 지난 1월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북쪽 수석대표 자격으로 나왔던 인물이다. 당시 회담에서 남북은 북한의 평창겨울올림픽 참가 문제를 둘러싼 전반적인 내용을 합의했다.
최휘 위원장은 북한 체육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인사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근로단체 부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김일성 주석의 신임을 받았던 최재한 전 건설상의 장남이다. 그가 맡고 있는 국가체육지도위원회는 스포츠 발전을 통해 내부 결속과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목적으로 만든 북한 최고권력기구인 국무위원회 직속 기구로, 김정은 체제 출범 첫해인 2012년 11월 설립됐다. 그는 2000년 당시 평양학생소년예술단 단장 자격으로, 2002년엔 8·15민족통일대회 북쪽 대표단 일원으로 방남한 경험이 있다.
김여정 부부장과 최휘 위원장은 대북 제재 대상이라 위반 논란이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 부부장은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특별지정 제재 대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김 부부장은 우리 독자제재 등에 직접적으로 저촉되진 않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 당사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미 재무부의 금융제재와 유엔 안보리 결의 2356호에 따른 ‘여행금지’ 등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최 위원장의 방남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그 문제는 제재를 담당하는 유엔, 미국 쪽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과 최 위원장은 각각 우리 정부의 조명균 통일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카운터파트여서 앞으로도 관련 사안에 대해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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