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의 선물인 달항아리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평창겨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찾은 각국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평창올림픽 뒤에도 남북 대화와 평화의 온기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과 이어진 오찬에서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고 단일팀 구성에 동의한 것은 올림픽의 평화 정신을 구현하겠다는 작은 의지라고 할 수 있다”며 “다만 올림픽이 끝남과 동시에 이런 의지가 사라지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한국에 올 때마다 독일이 통일된 것이 얼마나 행운이었는지를 기억하게 된다”며 “지금 와서 생각하면 (문 대통령의 지난해 7월) 베를린 연설을 계기로 북한이 올림픽에 참석하고, 더구나 단일팀으로 참석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북한 쪽에서 대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들을 계속 보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스위스와 폴란드 대통령도 평화를 강조했다.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은 “겨울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며, 대화의 장을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인간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국제법을 따라 하면서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며 “여러 대화와 토론을 통해 위기를 피해야 된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평창올림픽 이후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내 생각에 그것은 가능성의 문제가 아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강연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녹화에서 북-미 대화에 관한 질문에 “예상하기 어려운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갈등의 심화를 막기 위해 진지한 토론을 빨리 시작해야 하는 만큼 이런 대화는 매우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우리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적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협상의 필요성을 모두가 이해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미국 일각에서 거론되는 대북 ‘코피 전략’(제한적 정밀타격) 등에 대해서는 “세계 어느 나라나 강경파도, 합리적인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강경파가 승리하지 못하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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