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 후보에게 묻는다
①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①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 가회동 서울시장공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아플 때 대체인력 채용 지원할 것 미세먼지 줄일 차량등급제 곧 실행
‘따릉이’ 자전거도 2만대서 2배로” -대표 공약은? “공약을 너무 많이 만들지 말라고 했다. ‘각자도생의 세상을 넘어서 공동체적 삶에 기반한 사회적 우정의 시대를 열겠다’는 컨셉 아래 디테일을 만들고 있다. 서울시 자영업자가 100만명 정도다. 가족까지 합치면 300만명이다. 두 가지를 약속했다. 서울페이와 자영업자 유급 병가다.” -서울페이는 무엇인가. “카드 수수료를 핀테크 기술로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낮추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에게는 카드 수수료가 만만치 않다. 임대료에 맞먹는 부담이다. 핀테크 기술은 구매자가 그 가게 주인의 계좌에 직접 돈을 전달하기 때문에 중간 수수료가 없다.” -언제부터 시행하나? “준비를 많이 해서 제가 다시 당선되면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 중국은 위챗 등을 통해서 핀테크 기술이 보편화돼있다. 서울시가 핀테크 산업 지원센터를 얼마 전에 개소했다. 런던의 핀테크 산업을 이끈 곳과 양해각서를 맺고, 여의도와 영등포를 핀테크 산업 클러스트로 지정했다.” -유급 병가는? “자영업자는 아파도 문을 닫아야 하니까 병원에 갈 수 없다. 병원에 갈 수 있도록 유급병가를 줘서 그 비용으로 누군가를 채용하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에게 구세주가 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자영업자 비중이 너무 높은데? “크게 보면 우리나라 자영업은 한곳에 집중하고 차별성이 없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한 업종에 경쟁이 치열하면 다른 업종이 더 좋다는 예고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새로운 직업이 많이 필요하다.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직업>이라는 책을 썼다. 핸드메이드, 목공, 공예 등 외국 중소도시에는 지역 특산물이 많다. 우리는 어디 가나 똑같다. 전반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경기페이, 인천페이도 가능하겠다. “로열티를 받고 줄까?”(웃음) -7년 동안 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준 정책이 뭐라고 생각하나? “시민들에게 물어보라.(웃음) 최근 여론조사에 시정 만족도 70%가 나온다. 사소할지 모르지만 결국 서울시의 변화를 체감하지 않나 싶다. 보도블록 하나도 과거와 달리 신경을 써서 했다. 여러 분야에 걸친 끊임없는 혁신이 시민의 삶을 바꿨다. 10분 동네 프로젝트라고 해서 10분 안에 작은 공원, 작은 도서관 만날 수 있게 했다. 나무도 1000만 그루 심겠다고 했는데 1200만 그루 심었다. 이런 것을 시민들이 인정해 주는 것 같다.” -미세먼지는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중앙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서울시장 하면서 제가 우리나라는 ‘반쪽짜리 지방자치’라고 했더니 다른 시·도지사들이 ‘이할 자치’라고 하더라. 예산이 ‘8 대 2’고 권한은 그보다 더 작다는 것이다. 실·국장 한 명을 추가 임명할 수 없고, 행정안전부의 고시나 규정도 우리를 제약한다. 대한민국의 지방분권을 높이는 조치만으로도 국가 경쟁력을 10배를 올릴 수 있다.” -미세먼지 대책을 물었는데?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으니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권한으로 연구를 많이 해보라고 했다. 차량 2부제는 우리 권한이 아니다. 차량 등급제는 우리가 할 수 있다. 몇 달 준비해서 곧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차량 등급제는 파리, 런던 시장과 함께 합의한 내용인데, 우리는 5등급으로 나눠서 4·5등급에 해당하는, 노후되고 배기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차량 운행을 아예 제한할 수 있다. 서울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55%가 중국의 영향이고, 나머지 국내요인 45% 중에서 37%포인트는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사장 중장비에서 나오는 것이다. 미세먼지 대책은 종합예술이다. 보행친화 도시. 나무 심기, 자전거 도시, 녹색 건물 인증 등 모든 것이 미세먼지와 직결된다. 다른 지방정부나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결정적이다. 서울시 공기가 좋아도 경기도가 미세먼지가 많으면 효과가 없다.” -대중 교통 정책은? “서울시는 대중교통이 으뜸가는 도시다. 그럼에도 자동차 사용량은 굉장히 많다. 경전철 확대 등으로 지하철 취약 지역을 줄여갈 필요가 있다. ‘스마트 교통’ ‘스마트 모빌리티’를 강조하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 뿐만 아니라 사람이 집에서 나와 직장에 갔다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대중교통을 연결시키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게 과제다. 보행 친화적 도시, 자전거 도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당선되면 이 부분은 혁명적으로 할 생각이다.” “외형보다 사람·소프트웨어 중요
사회적 우정 싹트는 도시 만들 것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명 개척 중
서울·평양 합동 판문점 공연 해볼만” -‘따릉이’ 같은 것을 확대할 생각인가? “현재 2만대인데 외국 대도시와 비교해도 많은 편이다. 그래도 2배로 더 늘리라고 했다. 집앞에 자전거가 준비돼 있는 것처럼 자전거 주차장을 많이 만들고, 질적으로도 편리하게 쓸 수 있게 했다. 회원제로 등록하지 않아도 바로 쓸 수 있도록, 외국인도 쓸 수 있도록 운영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전거 도로를 더 만드나? “자전거 도로를 넓혀서 쌩쌩 달릴 수 있게 하겠다.” -7년 동안 서울이 더 안전한 도시가 됐나? “언론사에서 팩트 체크를 해주면 좋겠다.(웃음) 투자를 정말 많이 했다. 우면산 산사태 이후에 우면산뿐 아니라 북한산, 수락산 계곡을 전면 정비했다. 상습 침수지역 34군데에 2019년까지 1조원이 들어가는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그동안 큰 사고가 없었던 것은 그런 투자 때문인 것 같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노력하고 있다. ‘골든타임제’ 적용해서 일반 화재는 4분, 한강 수난사고는 5분 이내에 사고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제도가 대표적이다. 안전 파수꾼 10만명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절반까지는 됐다. 심정지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시민 전문가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소방도 정말 많이 투자했다. 소방본부와 소방타운을 따로 초현대식으로 1300억을 투자해서 은평구에 만들고 있다. 소방관 3000명을 추가 채용했고 소방서나 시설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 만들기가 어떻게 가능한가? “왕도가 없다. 4차 산업혁명으로 500만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 일자리가 생기면 300만개가 사라지는 것이다. 창조적·혁신적 방식으로 이런 예측을 바꿔야 한다. 이스라엘은 군생활을 하면서 스타트업 회사를 만들고 제대해도 회사를 한다. 수도방위사령부 병사들에게 자기 전공과 관련된 창업을 할 수 있게 공간이나 기금을 만들어주겠다고 협의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직업>에 소개했지만 실현되지 않은 것이 많다. 집집마다 수납공간을 만들어 세간을 정리해주는 직업이 있다. 미국은 협회까지 있다. 서울시는 ‘태양의 도시’를 선언했는데 100만 가구에 미니태양광을 보급하면, 원전 1기 설비 분량만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것을 홍보하고 관리해주는 새로운 사업체가 등장할 수 있다. 에너지도 생산하고 기후 변화에도 대응하는 일자리를 얼마든지 새롭게 만들 수 있다.” -아직도 민주당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처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뒤 민주당원이 됐다. 두 번째는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이번에도 민주당 후보다. 정치는 결국 시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오히려 저 때문에 민주당의 외연이 확장된 것이다. 여의도 정치에 갇혀있기보다는 현장정치, 생활정치로 미래 비전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을 서울시정을 통해 보여줬다.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결선투표를 예상했지만 1차 투표에서 오히려 당원들의 지지가 더 높았다. 당원들은 저 같은 사람이 민주당의 중요한 자산이고 그런 것을 통해서 민주당이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당원들에게 감사한다.” -문재인 정부 1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꾸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문제를 푸는 것이다. 우리의 고질적 리스크인 안보 문제도 해결하면서 동시에 한계에 도달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못 찾는 경제 문제도 해결하는 것이다. 경제의 돌파구도 여는 것이다. 대륙과 연결해서 단순한 물류적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통일시대를 가능하게 만드는 그런 획기적인 길을 열었다. 한반도의 운명을 개척하고 있다. 너무나 다행인 것은 정권 초기에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4년 동안 계속 신뢰를 축적하고 발전을 거듭하면 지난 민주정부 10년의 기반 위에 아마 그 몇 배를 더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정권이 또 우리 민주당 정권이 되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을 비핵화가 아니라 남북관계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도 할 일이 많을텐데? “서울역에서 출발해서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모스크바와 베를린에 가는 표를 팔아볼까? 예약을 받아볼까? 농담이다.(웃음) 옛날 신라시대에도 중국을 통해 천축국까지 갔다 왔다.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에 가보면 고구려 사신으로 추정되는 벽화가 있다. 그 시대에도 그랬다. 민족의 저력이 서울역을 중심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서울시도 중앙 정부가 연 큰 길을 따라서 평양과의 관계를 먼저 뚫고 유럽까지 확장되는 외교적·경제적 노력을 할 생각이다.” -문화적인 것은? “남북문제가 뚫리기 전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간 일이 있다. 마린스키 극장 감독이 기예르기예프라고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다. 푸틴 대통령과도 친하다. 판문점이나 어느 장소에서 큰 콘서트를 한 번 열자고 했다. 좋다고 했다. 아시아 청소년들을 모아서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판문점은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기념비적인 곳이다. 서울은 아니지만 평양과 서울이 합동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고 그런 분이 와서 지휘를 하는 문화적 이벤트도 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장평화 쇼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포용해야 하지 않을까? “김대중 대통령이 초대 통일부 장관으로 강인덕 장관을 임명했다. 극우 내지 우파 인사였다.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하면서 반대 성명을 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인사가 탁월한 결정이었다. 우파 쪽 사람을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함으로써 우파의 반대를 중화시킨 것이다. 통합적 노력으로 남북 정상회담까지 열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홍준표 대표의 발언은 정말 용서하기 힘든, 역사의 흐름에 반하는, 반민족적인 그런 발언이지만, 그래도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까지 포용해야 한다. 남쪽부터 통일을 이뤄야 북한과의 통일을 더 쉽게 이룰 수 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를 잘 아나? “잘 안다. 내가 변론도 했다.” -노동운동을 했는데 점점 보수화하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도 나갔다. 개인적 소회가 있나? “안타깝다. 시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가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것 같은데? “선거 과정에서 무슨 말을 못하겠나. 그런데 무슨 말을 하는지는 잘 모르고 언론에 나오는 것만 보고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서영지 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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