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바른미래당 사무실 앞에 광역·기초 비례대표 후보 면접 참석자들이 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가 통합 100일(23일)을 앞두고 집안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6·13 지방선거에 대비해 황급히 합치면서 임시 봉합한 문제들이 낮은 당 지지율과 만나 폭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과 관련해 “서울시장 후보 입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서울 지역 국회의원 재선거에도) 공천해달라고 요청드리고 있다”며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 전략공천’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바른정당 출신 박종진 송파을 공동지역위원장을 포함한 경선 원칙을 고수하는 유 공동대표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공천 문제로 드러난 바른미래당 내부 갈등은 예고된 수순이란 해석이 많다. 지방선거 전 활로를 찾기 위해 지난 2월13일 전격 통합한 두 당은 ‘화학적 결합’을 하지 못한 채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됐다. 두 당 출신들이 ‘2인 공동지역위원장’ 체제로 임시 결합한 곳이 적잖은데다, 당 조직도 사실상 단순 합산돼 본격적인 융합 작업을 지방선거 뒤로 미뤄뒀다. 국민의당 시절 2016년 총선 공천에선 호남 중진들이 호남을, 안 후보 쪽이 그 외 지역과 비례대표를 주도하며 그나마 잡음을 줄였지만 이번에는 양쪽(국민의당·바른정당) 모두 서울을 공천 중요 지역으로 두면서 전면 격돌하는 양상이다.
애초 바른미래당은 안 후보 출마와 함께 총선 때 ‘녹색 바람’ 재현을 기대했지만 ‘민트(바른미래당 상징색) 바람’은 미미하다. 당에선 이런 낮은 지지율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민의당 출신들은 대선 후보였던 안 후보가 당을 위해 몸을 던진 만큼 손 위원장 공천 등 할 수 있는 조처를 서둘러 진행해 수도권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유 공동대표 쪽은 국민의당 출신들이 경선 등 원칙론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선 후보였던 두 창당 주역이 통합 정당의 주도권을 쥐려는 ‘파워게임’ 상황도 갈등의 주요 배경으로 꼽히면서, 지방선거 뒤 정계 개편이 시작되면 양쪽의 세력 다툼이 극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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