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역에서 열린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출정식에서 김후보와 단상에 올라가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시장에 당선되면 다음날(14일)부터 검토를 시작해, 7월1일 취임 첫날 바로 도장을 찍어드리겠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1일 재개발 ‘도장’을 “확실하게 찍어드리겠다”고 약속하며 서울 구석구석을 누볐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도시재생사업’과 차별화된 토목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표심 호소에 나선 것이다. 서울역을 선거 출정식 장소로 삼은 것도 김 후보가 낙후지역으로 지목해온 용산 서계동 인근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김 후보는 “서계동(행정동명 용산구 청파동)에 세계적인 고층빌딩을 짓겠다. 교통만 막히는 고가도로(서울로7017)는 철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산 서계동 재개발 추진위원회’ 쪽 인사는 직접 유세차에 올라 “칠만 해서 서울을 바꾸겠다는 분과, 롯폰기(일본 도쿄 번화가)같이 서울 전체를 바꾸겠다는 분 중 어느 분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지원유세에 나선 김성태 원내대표는 “서울 시내에서 ‘김일성 만세’를 불러도 된다는 서울시장을 또 시장으로 삼을 수 없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서울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깽판’을 놓는 박원순 시장을 이번 6·13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김 후보를 거들었다.
이날 부인과 딸, 사위, 손주 등 가족과 함께한 김 후보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젊은 남녀는 사랑하고 자식을 낳고, 자식들이 잘 큰다는 것을 믿어왔다”며 “지금 누가 젊은이들에게 헬조선을 말하나. 누가 젊은이들에게 절망을 가르치나. 세월호처럼 ‘죽음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은 물러가라”고 외쳤다.
김문수 후보가 31일 서울 황학동 근처 중구시장에서 시민들과 술잔을 부딪히고 있다. 정유경 기자
김 후보는 이날 자정을 갓 넘긴 0시30분 동대문시장을 시작으로 서울역, 중구 중앙시장, 용산 용문시장, 마포 홍대앞, 동작구 태평백화점, 강남역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 흰 유세복을 입은 김 후보는 전통시장 곳곳을 누비며 사람들과 악수하고, 상인들의 어깨를 주물러 주며 “요즘 장사가 잘되느냐”고 물었다. 시장 안 포장마차에서 순대와 어묵을 먹고, 식사 중인 시민들과 소주 한잔을 주고받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김 후보를 향해 “이번에는 꼭 될 것”이라고 응원하고, 박카스를 나눠주기도 했다. 김문수 캠프 관계자는 “거리유세를 통해 김 후보의 소탈한 서민적 면모가 잘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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