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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재명 스캔들, 샤이보수, 북미회담… 막판 표심 ‘3대 변수’

등록 2018-06-12 04:59수정 2018-06-12 10:51

[선택 6·13 지방선거 D-1]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에 가려 있던 6·13 지방선거의 열기가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 대세론’을 확신하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밑바닥 민심은 다르다”며 막판 뒤집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거 막판 불거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과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인천·부천 비하’ 발언, 숨은 보수층의 결집, 북-미 정상회담 결과 등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표심을 좌우할 ‘선거 막판 3대 변수’를 짚어봤다.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 수원시 화성행궁 광장에서 열린 경기지역 집중 유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수원/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 수원시 화성행궁 광장에서 열린 경기지역 집중 유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수원/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① 이재명 스캔들·‘이부망천’ 막말, 미풍일까 태풍일까

이재명 스캔들
민주, 추미애 대표까지 나서 불끄지만
결과 좌우할 정도는 아니라 판단
한국당 “이 후보 따라잡는 흐름”

‘이부망천’ 막말
한국당 “실검 계속 올라…영향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와 배우 김부선씨의 스캔들,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 비하 발언은 선거 막판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애초 ‘불륜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는 ‘철 지난 네거티브’로 인식됐지만, 김씨가 “내가 살아 있는 증인”이라고 직접 인터뷰에 나서면서 이 후보의 거짓말 논란으로 옮겨갔다. 민주당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쓸데없는 것 가지고 말들이 많다. 도지사는 일하는 능력 보면 된다”(추미애 대표)며 이 후보를 적극 엄호하고 나섰다. 압도적 승리를 낙관했던 경기지사 선거운동에 당 대표가 나설 정도로 의혹을 진화할 필요성을 느낀 셈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스캔들 문제가 경기 지역을 넘어 전체 선거판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가 지난 대선에서 당의 진보개혁 노선을 상징하는 후보였고 이번 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당을 대표하는 간판이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은 스캔들 문제가 경기지사 선거 결과를 좌우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인사는 1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필두로 평화 국면에서 대두될 경기 북부의 지역발전 이슈가 많다. 그걸 해결할 사람이 문재인-이재명이냐, 아니면 홍준표-남경필이냐, 그런 구도가 선명해진 상태”라며 “스캔들 의혹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전체 판세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여배우 스캔들’ 의혹이 집중 제기된 뒤 이 후보와 남 후보의 격차가 좁혀지는 흐름이라며 “경기도에서 저희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본다”(장제원 수석대변인)고 주장했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재명이라는 사람은 단독자적 느낌이 강해서 그 의혹이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면서도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도 불안하다는 마음들은 있을 텐데 이게 실제 투표 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정태옥 전 대변인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 수습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특정 지역을 비하해 당장 투표권을 행사할 다수 유권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후보 스캔들 논란 중에 터진 ‘악재’에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 등에서 계속해서 ‘이부망천’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인천·경기 등은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태규 정유경 기자 dokbul@hani.co.kr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역에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2hani.co.kr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역에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2hani.co.kr

② 샤이보수, 투표소로 결집땐 야당 웃는다

한국당 “열세판도 바꿀 수 있다”
텃밭 영남, 민주 추격 뿌리치기
홍준표 대표, 대구 기습 방문도

“집토끼를 잡아라.” 여야는 지지층의 결집이 접전 지역 등에서 승부를 가를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상 열세 평가를 받는 자유한국당은 여론조사에 적극 응답하지 않는 이른바 ‘샤이 보수’의 결집을 위해 지지층 독려에 나서고 있다. ‘샤이 보수층’이 보수정당에 표를 줄 가능성이 높은 ‘숨은 표’라고 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상 부동층이 상당수로 나타나, ‘샤이 보수층’이 실제 투표장으로 갈 경우 열세 판세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게 자유한국당의 기대다. 자유한국당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샤이 보수’들이 늘어났다”(강효상 의원)고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의 추격을 허용한 ‘텃밭’ 영남권에서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1일 경남 창원과 대구를 방문했다. 특히 대구 방문은 후보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홍 대표는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표된 여론조사에 동의할 수 없다. ‘이긴다’고 하지 않겠으나 참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구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우리 당이 지면 공천을 책임진 당협위원장이 책임지는 절차가 있을 것이다. 나도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지면 책임질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자유한국당은 앞서 지난 8~9일 사전투표 기간엔 ‘지지층 한명만 더 투표장으로 데려가 달라’고 호소하는 ‘1+1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11일 “자체 판세 조사 결과 보수가 결집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경 이정훈 기자 edge@hani.co.kr


③ 북미정상회담, 이미 표심 반영돼 영향 적을듯

여론조사 결과에서 후순위로 밀려
정치학자 “결과 놓고 평가 필요
투표 반영되기엔 시간차 짧아”

6·1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열리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 표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에서는 모두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자체는 이미 표심에 반영돼 있어 새로운 영향은 없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1일 선거대책회의에서 “북풍은 국민의 표심에 이미 반영이 됐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북·미 정상이 마주 앉게 되는 것 자체가 사전투표를 포함해 이미 여당에 긍정적인 표심으로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로 <한겨레>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4일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이슈’에 대해 물은 조사에서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를 고려한다는 응답은 서울, 경기, 경남 등 조사 대상 지역 모두에서 후순위로 밀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여야에 ‘유불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만, 선거가 회담 바로 다음날 치러지는 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북-미 회담의 결론을 놓고 갑론을박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 과정이 곧바로 유권자들의 투표까지 반영되기엔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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