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칠성시장을 찾아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대구/연합뉴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결과와 상관없이 지방선거 직후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야권에서는 지방선거 뒤 그가 보수 정당 재편을 주도하려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벌인 유세에서 “자유한국당이 철저하게 반성하고 책임진다면 언제든지 그 사람들과 힘을 합칠 수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반성’을 전제로 달았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물러날 경우 그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합리적 보수’ 세력을 끌어모아 통합의 주도적 역할을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그가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대부분 대구·경북 등에 머물며 영남권 후보 지원에 집중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다만 ‘보수’로 묶이기를 거부하는 국민의당 출신인 박주선 공동대표 등 호남 기반 의원들과 정체성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유 공동대표가 실제 보수 통합 깃발을 들 경우 바른미래당이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두 공동대표는 “우리 당을 보수 야당으로 지칭하지 말라”(박주선), “보수라는 말을 못 쓰면 통합 정신에 맞지 않는다”(유승민) 등 이견을 드러낸 바 있다.
유 공동대표는 12일 홍준표 대표와의 기싸움도 이어갔다. 홍 대표가 전날 “유 대표와 친하게 지내겠다”, “(선거 뒤) 유 대표가 갈 데가 어디 있냐”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유 공동대표는 이날 “언제부터 친했는지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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