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박주선 전 대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기초단체장 ‘0석’의 패배를 겪은 바른미래당은 15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동반 사퇴했고, 김동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수습하기로 했다.
박주선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바른미래당의 역할에 대해 기대해준 많은 국민들께 참담한 심정이며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전날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바 있다.
비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8월께 전당대회가 열릴 것임을 예고했다. 또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겸직할 순 없다”며 “다음주 중에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향후 진행될 원내대표 선거 및 전당대회를 통해 치열한 노선 투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 사실상 ‘완패’한 요인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들의 이질감, 세력에 따라 오락가락한 당내 정체성 등이 꼽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의 정계 개편 논의와 맡물려 당내 갈등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당장 이날 박주선 대표는 “정체성에서 내부 혼란이 있다는 평가도 전적으로 동의는 안 하지만 귀담아들어야 한다”며 “보수만 말했지 진보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홀로 먼저 사퇴하며 “처절하게 무너진 보수 정치를 어떻게 살려낼지, 보수의 가치와 보수 정치 혁신의 길을 찾겠다”고 한 유승민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이날 박 대표와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 김동철 원내대표는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오찬 회동을 했지만 유 전 대표는 불참했다. 안 후보는 이후 딸 안설희씨 박사학위 수료식 참석차 미국으로 떠났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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