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14일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수행비서 성폭력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국민 절반 가까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 성폭력 혐의 1심 ‘무죄’ 선고가 ‘잘못된 판결’이라는 입장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이 21~23일 전국 성인 1001명(남성 526명, 여성 475명)을 상대로 조사해 24일 공개한 조사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무죄 선고가 ‘잘된 판결’이라는 응답은 26%, ‘잘못된 판결’이라는 답은 45%였다. 29%는 의견을 유보했다.
성별, 연령대, 지역, 직업, 이념 등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잘못된 판결’이라는 의견이 높았다. 이들은 판결이 잘못됐다고 보는 이유(자유응답)로 ‘무죄 아님/죄가 있음’(16%), ‘권력 개입/권력 눈치 봄/권력자 편’(14%), ‘피해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음/가해자 의견만 수용’(11%), ‘성폭행, 피해 사실·증거 있음’, ‘위력 행사/강제로 한 일’(이상 9%) 등을 지적했다.
‘잘된 판결’로 응답한 이들은 ‘법에 따른 판결/법원 판단 신뢰’(22%), ‘증거에 따른 판결/성폭행 증거 부족’(12%), ‘여성이 행동을 잘못함’(11%), ‘여성이 대응할 수 있었음/자기 결정 가능’(8%) 등을 이유로 들었다.
갤럽은 이 조사에서 범죄 처벌 관련 인식조사도 했다. ‘술을 마시고 저지른 범죄’에 대한 적절한 처벌 정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1%는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답했고, 33%는 ‘음주로 처벌을 가감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더 가볍게 처벌해야 한다’는 2%에 그쳤다. 사형제도 존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유지해야 한다’는 69%, ‘폐지해야 한다’는 22%였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