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인천을 아우르는 수도권에는 전체 253개 지역구 의석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걸려 있다. 최근 6차례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결과를 보였다.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은 제1당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은 20대 총선 때 넘겨준 제1당 지위를 되찾기 위해 수도권에서 최대한 많은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한겨레>가 22일 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대표 최정묵)와 함께 2012년 19대 총선부터 같은 해 18대 대선, 2014년 6회 지방선거와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19대 대선을 거쳐 2018년 7회 지방선거까지, 최근 8년간 치른 6차례 전국단위 선거의 후보 득표율을 분석한 결과,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곳은 4곳(관악갑, 구로을, 마포을, 성북갑), 다소 강했던 곳은 30곳이었다. 한국당은 지지세가 강했던 곳이 없고, 다소 강했던 지역만 3곳(강남갑, 강남병, 서초갑)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60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곳은 3곳(시흥시을, 화성시병, 화성시을), 다소 강했던 곳이 24곳이었다. 한국당은 지지세가 강했던 곳이 1곳(여주‧양평), 다소 강했던 곳은 2곳(이천, 포천‧가평)에 그쳤다. 인천은 13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곳이 6곳, 한국당 지지세가 다소 강했던 곳은 1곳(인천 중구‧동구‧강화‧옹진)으로 나타났다. 인천 중구‧동구‧강화‧옹진과 경기 포천‧가평, 동두천‧연천등 접경지역구는 한국당 지지세가 다른 지역에 견줘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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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선거에서 여야의 승패가 뒤바뀌는 등 특정 정당의 지지세가 강하지 않았던 곳도 상당수였다. 경기도와 인천은 특정 정당의 지지세가 강하다고 보기 어려웠던 곳이 각각 30곳, 6곳으로 전체 지역구의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3차례의 총선(18‧19‧20대)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후보가 번갈아 당선된 지역구 9곳 가운데 7곳이 수도권(서울 강북갑‧도봉을‧은평을‧송파병, 경기 성남중원‧안산단원을, 인천 부평갑)에 속해 있었던 데서도 드러난다.
서울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세가 경합을 보인 지역(제3당 강세 지역 제외)은 9곳이었다. 이 가운데 지지도 격차가 5%포인트 이내인 박빙 지역은 강남을(민주당 2.66%포인트 우세), 송파갑(민주당 3.3%포인트 우세), 서초을(한국당 4.1%포인트 우세), 용산(민주당 4.1%포인트 우세) 4곳이었다. 강남을과 송파병은 전통적으로 한국당 지지세가 강했던 지역구지만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의원이 당선된 곳이다.
경기도의 경우 민주당-한국당 지지세 경합 지역(제3당 강세 지역 제외)은 모두 26곳으로, 이 가운데 평균득표율 격차가 5%포인트 이내였던 박빙 지역은 안산단원갑 등 15곳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인구 하한에 근접한 안산단원갑‧을이 인근 지역구인 안산상록갑‧을과 함께 3개의 지역구로 통폐합될 가능성이 있어, 지역구 조정 결과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안산상록갑‧을은 민주당 소속 전해철‧김철민 의원이, 단원갑‧을은 한국당 김명연‧박순자 의원이 수성을 노리고 있다.
관심이 집중된 수도권의 핵심 지역구는 어떨까? 이낙연 전 총리의 출마가 점쳐지는 종로는 최근 6차례 선거에서 민주당 평균득표율이 49.4%, 한국당 평균득표율이 36.7%로 민주당 지지세가 ‘다소 강했던’ 곳으로 분류됐다. 최근 두 차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 정세균 후보가 내리 당선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5선을 한 광진을은 민주당 평균득표율이 50.7%, 한국당 평균득표율이 33.2%로 민주당이 비교적 넉넉하게 앞섰던 곳이다. 한국당은 불리한 유권자 지형을 상쇄하기 위해 높은 인지도가 강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내보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역시 현역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고양병(유은혜), 고양정(김현미)의 여야 대결에 관심이 모인다. 역대 선거에서 두 지역 모두 ‘민주당 지지세가 다소 강했던 곳’으로 분류되지만, 2018년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이 발표된 뒤 지역 주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민주당은 상황을 낙관하지 못한다. 최근 민주당은 고양정에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후보로 세워 가상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한국당은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인천 연수을도 주목할 만하다. 송도가 포함된 연수을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18.58%) 후보가 민주당(득표율 37.06%) 지지세를 잠식하면서 민경욱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44.36% 득표로 당선됐다. 이곳은 2017년 대선과 2018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앞서는 등 특정 정당의 지지세가 강하지 않은 지역구로 분류된다.
역대 선거에서 ‘제3당·스윙보터’ 비율이 20%가 넘는 수도권 지역구는 15곳으로 집계됐다. 여기엔 안철수 전 의원이 재선을 했던 서울 노원병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3선을 한 경기 고양갑처럼 제3정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비중있는 득표를 올린 지역이 포함됐다.
이번 분석은 과거 선거에서 각 정당 소속 후보자가 얻은 득표율에 근거한 것으로, 실제 선거에서는 정당 공천이나 구도·이슈에 따라 과거 지지율 추이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19·20대 총선에서 안철수 전 의원이 당선돼 ‘제3당 강세’로 분류된 서울 노원병은 2018년 재보궐 선거에서 김성환 민주당 후보가 56.43%를 득표하며 압승을 거뒀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어떻게 분석했나
이번 분석은 최근 전국 단위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후보의 평균득표율과 최소득표율, 제3당·무소속 후보가 얻은 득표율을 활용했다.
‘평균득표율’은 최근 6차례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후보가 얻은 득표율의 평균값이다. ‘적극 지지층’은 6번의 선거에서 양당 후보자가 기록한 최소득표율로 구했다.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핵심 유권자층이다. ‘소극지지층’은 평균득표율에서 ‘적극지지층(최소득표율)’을 뺀 값으로, 정당의 행태나 방향, 후보 등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투표를 하지 않는 느슨한 지지층을 지칭한다. 100에서 양당 평균득표율의 합을 뺀 값은 ‘제3당·스윙보터’로 분류했다. 군소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를 지지했거나,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후보가 없는 유권자층이다.
6차례 전국 단위 선거의 민주당 평균득표율이 한국당 평균득표율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곳’으로, 10%포인트 이상 20%포인트 미만으로 높았던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다소 강했던 곳’으로 분류했다. 반대로 한국당 평균득표율이 20%포인트 이상 높은 지역은 ‘한국당 지지세가 강했던 곳’으로, 10%포인트 이상 20%포인트 미만으로 높았던 지역은 ‘한국당 지지세가 다소 강했던 곳’으로 분류했다. 두 당의 평균득표율 격차가 10%포인트 이내인 지역은 ‘특정 지지세가 강하지 않았던 곳’으로 분류했다.
(*큐알코드를 스캔하시면 2012~2018년 전국단위 선거 분석 표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