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9일, 30일 밤 두차례 티브이(TV) 토론회에서 격돌했다.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고 상대방의 급소를 건드리는 와중에 수많은 발언이 쏟아졌다. <한겨레>가 ‘말의 홍수’ 속에서 사실을 가려봤다.
#팩트체크 1
박영선 후보: 왜 국회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이 통과가 안 될까, 야당 의원들 때문입니다. 야당 의원들 마음이 찜찜하기 때문입니다.
이해충돌방지법을 논의하는 상임위는 국회 정무위원회로, 이 법안을 심사하는 법안심사제2소위원회 소위원장은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맞다. 여기까지는 사실이나 이해충돌방지법이 3월 임시국회에서 통과가 안 된 것을 일방적으로 야당 탓만 할 수는 없다. 야당이 법안심사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야당은 제정법인 만큼 ‘꼼꼼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법 제정을 막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2013년 이후 이미 세차례나 발의된 법안으로 정무위에서 공청회도 마쳤고, 심의도 계속했다. 검토할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라 국회가 결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팩트체크 2
박 후보가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실정을 문제 삼으며 “세빛둥둥섬도 적자였다”고 지적하자, 오 후보는 세빛둥둥섬은 민간사업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사업을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100% 민간사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세빛둥둥섬 사업에 128억원을 투자해 사업자인 ㈜플로섬의 지분을 29.9% 가진 2대 주주였다. 플로섬이 공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을 때 239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기도 했다. ㈜효성이 57.8% 지분을 보유한 1대 주주였고, 나머지는 대우건설(5%), 진흥기업(4.5%) 등이 나눠 갖고 있었다.
#팩트체크 3
박영선 후보: 오늘 일본 언론이 이스라엘 총리한테 질문합니다. 이스라엘이 가장 먼저 백신 면역을, 집단면역을 할 수 있는 비결이 뭐냐 질문했더니 이스라엘 총리가 ‘한국에서 배웠다’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정부의 무능으로 백신 확보가 늦어졌다”며 공세에 나서자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네타냐후 총리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은 1년 전인 2020년 3월30일이었다. 당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한국에서 배웠다’는 것은 백신 문제와 거리가 있는 ‘코로나19 검사’ 관련 내용이었다. 박 후보 캠프는 “후보가 날짜만 보고 연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착각했다. 혼선을 빚어 죄송하다”고 밝혔다.
#팩트체크 4
박영선 후보: (오 후보가) 남의 일자리를 빼앗은 적이 있다. 오 후보의 코이카 중장기자문단 선발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특혜라고 판정이 났었다. 자문단 선발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오 후보의 중장기자문단 선발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다. 권익위는 오 후보 특혜에 관여한 직원 3명에게 행동강령 위반 통보를 내리고 ‘경고’ 등의 조치를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오 후보가 다른 사람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은 맞지만, 청년 일자리는 아니었다. 코이카 문서 확인 결과 르완다 중장기자문단에는 오 후보 외 다른 사람도 지원했으나 서류전형에서 자격이 없던 오 후보가 합격함으로써 이 사람은 불합격 처리가 된 것이다.
김미나 서영지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