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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50년 전 장래 희망 1순위였던 우주비행사…지금은?

등록 2019-07-01 06:00수정 2019-09-06 17:51

[박상준의 과거창]
아폴로 11호 달 착륙한 지 반세기
목적 달성하자 열기도 금세 식어
이젠 우주에서 뭘 할지 고민할 때
60년대에 주한미국공보원에서 낸 아폴로계획 홍보자료의 달 착륙도.
60년대에 주한미국공보원에서 낸 아폴로계획 홍보자료의 달 착륙도.
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이아로’라는 배우가 있었다. 1969년에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했을 때 태어나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천문학자였던 조경철 박사는 생전에 ‘아폴로 박사’로도 불렸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던 당시 TV 생중계에서 통역과 해설을 맡았기 때문이다. 온 세상 어린이들이 웃으면 그 소리가 달나라까지 들리겠다는 노랫말을 지닌 동요 ‘앞으로’는 아동문학가 윤석중이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을 접하고 지은 것이다.

50년 전인 1969년 7월 20일(한국시각 7월 21일), 아폴로 11호 우주선이 달에 착륙했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닐 암스트롱은 ‘이건 한 인간의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와 함께 달에 갔다 온 올드린과 콜린스까지 세 사람의 우주비행사는 1969년 11월에 한국을 방문하여 대대적인 카퍼레이드를 했다. 이들 중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한국전쟁 때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한 경력이 있다.

암스트롱 이후 이제까지 달에 갔다 온 사람은 모두 12명이다. 그중 마지막은 1972년 12월에 아폴로 17호를 타고 다녀온 유진 서넌과 해리슨 슈미트이며, 그 뒤로 인류는 더는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내지 않았다. 이렇듯 반세기 가까이 달 유인 탐사가 중단된 때문인지, 오늘날 ‘달착륙 음모론’은 끊임없이 횡행하며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인간은 달에 다녀온 사실이 없으며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은 조작된 거짓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이 더는 달에 우주인을 보내지 않은 것은 옛 소련과의 ‘우주 경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소련이 1957년에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하자 미국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스푸트니크 쇼크’는 미국으로 하여금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여 우주개발에 나서게 했지만 소련은 1961년 세계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을 탄생시켰고 다시 1963년에는 세계 최초의 여성 우주인 테레시코바를 우주에 보내는 등 승승장구하며 앞서나갔다. 초조함에 쫓긴 미국은 급기야 케네디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는 공약을 천명하기에 이른다. 아폴로 계획은 그렇게 시작된 것이었다.

미국이 인간을 달에 보냈다가 무사히 귀환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우주 경쟁은 소련의 패배로 끝이 났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본 이벤트였지만 그 뒤로 이어진 달 탐사는 급격히 관심이 식었고, 결국 아폴로 계획은 원래 계획된 20호가 아닌 17호를 끝으로 조기에 중단되고 말았다. 달 탐사는 경제적 실익으로 직결되는 프로젝트가 아니었기에 미국 정부는 국민의 동의가 약해진 상황에서 많은 세금을 계속 우주개발에 퍼붓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이다. 그 뒤로 미국과 소련은 우주왕복선이나 우주정거장 등 냉전 시대의 군사적인 목적에 부합하는 쪽으로 우주개발의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인류는 다시 달과 멀어졌다.

최근 들어 세계 우주개발 산업계에는 ‘뉴스페이스(NewSpace)’라는 새로운 흐름이 일어나고 있다. 국가 주도가 아닌 민간 기업들이 활발하게 우주개발에 나서는 양상을 일컫는 말이다.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을 개발한 ‘스페이스X’나 우주 관광을 추진하고 있는 ‘블루 오리진’은 각각 테슬라 전기자동차의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이조스가 시작한 기업이다. 또한 로켓 발사체뿐만 아니라 인공위성이나 우주 광물 탐사 등 우주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비즈니스 모델들을 모색하는 벤처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도 이미 뉴스페이스 단계에 접어들었다. 소형관측위성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3대 수출국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을 개발했던 인력들이 세운 중소기업 ‘쎄트렉아이’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이다.

20세기 우주개발의 과제가 ‘우주에 어떻게 가느냐’였다면, 21세기 뉴스페이스 시대의 숙제는 ‘우주에 가서 무엇을 하느냐’이다. 50년 전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장래 희망 1순위는 우주비행사였는데, 과연 그런 시절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단절되어버린 ‘아폴로 키드’ 세대의 꿈이 뉴스페이스 시대에 이 땅에서도 새롭게 피어날지 궁금하다.

박상준/서울SF아카이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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