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무인 자율주행차 경주를 펼친 두 차량. 오른쪽이 우승팀 어라이벌의 차량이다. 로보레이스 제공
최근 스페인 남부의 자동차 경주코스인 몬테블랑코에서 세계 최초의 무인 자율주행차 경주 `로보레이스'(Roborace)가 펼쳐졌다.
코스를 8번 도는 이번 경주에선 어라이벌팀과 뮌헨공대팀이 출전해 어라이벌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두 팀은 대회 주최업체인 로보레이스가 제작한 무인 레이싱카 ‘데봇2’(DevBot2)에 각 팀이 개발한 레이싱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경주를 벌였다. 경주는 무인으로 진행됐지만, 차에 운전석은 마련돼 있다.
대회에 출전한 로보카는 300kw 배터리(402마력)를 장착하고 최고 시속 320km로 달릴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이 레이싱카는 영화 <트론:새로운 시작>(2010)과 <오블리비언>(2013) 등에서 영화 속 자동차 디자인을 맡았던 대니얼 사이먼(Daniel Simon)의 디자인 작품이다.
스페인 몬테블랑코 경주 코스. 로보레이스 제공
레이싱카에는 코스 자동주행을 위해 라이다 5대, 레이더 2대, 초음파 센서 18개, 카메라 6대와 속도센서 2대와 GPS 장치 등이 탑재돼 있다. 자율주행 전용 컴퓨터 처리장치로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피엑스2'가 쓰였다.
이번 로보레이싱에는 차량간 충돌 방지를 위해 일반 자동차 경주와는 다른 규칙이 적용됐다. 우선 직선코스 이외에서의 추월을 금지했다. 또 추월은 두 차량의 상호 동의 아래서 이뤄지도록 했다. 직선구간 진입 직전인 ‘트리거 존’에서 두 차의 거리가 매우 근소할 경우 뒷차가 추월을 요청하면, 앞차가 추월을 허용하도록 한 것.
이번 로보레이싱은 단지 두 대의 차가 벌이는 경주인데다, 자동차 충돌 방지를 위한 까다로운 규칙 때문에 일반 자동차 경주에 비해 박진감이 넘치는 구경거리는 되지 못했다. 자동차 속도 자체는 비교적 빠른 편이었지만, 인간 레이서들에게서 볼 수 있는 과감한 운전 기술은 구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