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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전방위에서 다가오는 우주…10년 후 세계는?

등록 2020-01-20 05:59수정 2020-01-20 10:15

[곽노필의 미래창]
달 기지서 우주여행·우주군까지
우주시대 피부로 느낄 2020년대
지구의 가치 돌아보는 촉매 되길
미국항공우주국의 달 기지 활동 상상도. 위키미디어 코먼스
미국항공우주국의 달 기지 활동 상상도. 위키미디어 코먼스

2010년대 과학기술계에 휘몰아친 가장 뜨거운 바람은 인공지능이었다. 2020년대엔 어떤 기술 분야가 새로운 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유전자가위, 3D 프린팅 등 여러 후보가 있지만 우주 분야를 빼놓고는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 2020년대엔 이전보다 한 차원 깊고 원대한 우주 계획들이 전방위적으로 실행된다. 

 우선 태양계 탐사가 새 국면을 맞는다. 1960년대 달 왕복 시대를 연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2020년대를 달에 머무는 시기로 설정했다. 2022년 달 궤도 왕복, 2024년 달 착륙, 2026년 달 궤도 정거장 완성, 2028년 달 기지 건설이라는 일정을 잡고 있다. 후보지는 물 자원이 많은 남극 주변이다. 

 달은 2030년대 화성으로 가는 전초기지다. 화성 땅을 밟기 위한 준비도 가속화한다. 당장 올해 7월에 미국과 유럽, 중국, 아랍에미리트의 화성 탐사선 네 대가 일제히 날아오른다. 미국 탐사선엔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주는 장비도 실린다. 미래의 화성 활동에 대비한 실험이다. 2020년대 후반엔 화성 표본 수집-귀환 프로젝트가 있다. 

2021년 발사될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유튜브 갈무리
2021년 발사될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유튜브 갈무리

 화성~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서도 새 실험이 펼쳐진다. 소행성 탐사엔 세가지 목적이 있다. 태양계 형성의 비밀을 풀고, 소행성의 광물 자원 채굴 가능성을 타진하며, 소행성 충돌을 피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 탐사선이 올해 말과 2023년 소행성 샘플을 갖고 돌아온다. 이런 경험은 소행성 채굴의 소중한 데이터다.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을 찾아내 위험 요인을 없애는 영화같은 실험도 2년 후 예정돼 있다. 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헤라 프로젝트’다. 첫 대상은 지름 170m의 소행성이다.

 셋째, 우주를 보는 눈이 넓고 깊어진다. 1세대 우주망원경들은 가시광선으로 4000개가 넘는 외계행성을 찾아냈다. 2세대 망원경들은 적외선으로 외계행성을 분석한다. 지구와 같은 생명체 생존 조건을 갖췄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2021년부터 제임스웹을 시작으로 데이터 수집 능력이 훨씬 좋은 우주망원경이 줄줄이 등판한다. '제2의 지구' 찾기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넷째, 우주인터넷 시대가 열린다. 현재 인공위성은 2200여개다. 몇년 후엔 1만여개가 하늘을 덮는다. 우주인터넷 위성들이다. 예정대로라면 5만개에 이를 전망이다. 벌써 우주쓰레기 양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유럽우주국은 2025년 첫 우주쓰레기 수거 실험 계획을 세웠다. 잔해를 수거해 대기권에서 태워버린다. 우주 쓰레기 수거가 새 우주사업이 될 것이다.

스타링크 우주인터넷 개념도. 위키미디어 코먼스
스타링크 우주인터넷 개념도. 위키미디어 코먼스

 다섯째, 일반인들의 우주여행이 시작된다. 미국의 우주기업들이 독자 개발한 우주선으로 올해 안에 첫 유인 우주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우주 경계선으로 불리는 고도 100km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여행이다. 국제우주정거장도 일반에 개방된다. 나사가 이르면 올해부터 민간에 우주정거장 관광을 허용하기로 했다. 러시아도 소유즈 우주선으로 별도의 우주관광 사업을 벌인다. 스페이스엑스는 2023년에 첫 달 궤도 여행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미 일본의 젊은 갑부가 계약했다. 지구 어디든 1시간 이내 갈 수 있는 로켓 여행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구상 단계이지만 2020년대 안에 대관람차 모양의 우주호텔을 모색하는 곳도 있다. 

 여섯째, 군사작전 영역이 우주로 확대된다. 우주군이 별도의 군 단위로 독립한다. 미국이 지난해 우주군 창설 법안을 만들면서 불씨를 지폈다. 우주군은 인공위성망을 통해 미사일 등 군사정보를 수집해 곧바로 대응한다. 미국에 자극받은 프랑스도 우주군 신설 방침을 밝혔다. 중국이 가만있을 까닭이 없다. 러시아는 이미 우주방위군을 설립했고, 일본도 올해 들어 항공자위대를 항공우주자위대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대하고 복잡해진 우주 프로그램들을 조율하고 관리할 규칙은 엉성하기 짝이 없다. 1967년 발효된 우주조약이 있지만 관리 기구도, 강제력도 없다. 미국은 2015년 기업의 소행성 광물자원 채굴을 허용해 이마저 무력화했다. 상세한 우주규칙을 만드는 것이 또다른 과제다. 2022년 달궤도 탐사선을 발사하려는 한국도 이해당사자다.

 우주 기술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총합체다. 많은 산업에 기회를 줄 수 있다. 더불어 우주는 우리를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좋은 프리즘이다. 영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헬렌 샤먼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우주 경험을 이렇게 회상했다. “높은 곳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보다 아름다운 건 없다. 눈 아래 펼쳐진 짙푸른 바다는 숨을 멎게 했다. 우주는 정말 중요한 건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걸 가르쳐줬다.” 2010년대 인공지능 붐은 인간을 성찰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그 결과 인간을 중심에 놓고 공동번영과 공동선을 목표로 하는 합의가 이뤄졌다. 2020년대 우주 붐은 지구의 가치를 돌아보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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