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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지나친 정보탐색 불안 가중

등록 2020-04-12 17:48수정 2020-04-12 18:40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연합뉴스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연합뉴스

국내외의 감염 상황이 시시각각 달라지며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은 일찍이 없던 정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최근 코로나 관련 정보를 검색하는 데 날마다 평균 2시간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가격리자는 2시간18분으로 좀 더 길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정선재·김현창 교수 연구진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 3월 14∼21일 수도권 주민 235명(자가격리자 18명 포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코로나 외의 콘텐츠 이용을 제외한 시간으로, 전체 미디어 이용시간은 이보다 훨씬 길다. 연구진은 자가 격리자가 코로나19 관련 정보 검색 시간이 더 긴 것은 그만큼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사에서 자가 격리자는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 점수가 평균 24.6점으로, 일반인 평균 10.2점의 2.4배에 달했다. 코로나19는 특히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많은 사람에게 우울감을 가져온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만 해도 동일 연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우울 증상 비율은 7.7%였는데 이번에는 59.9%로 7.8배나 상승했다. 자가격리 상태에 있는 확진자들이 지나친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들도 수시로 들려온다. 오랜 기간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격리되지 않은 사람들도 어느 정도 우울감을 경험하는 상황이다.

정선재 교수는 “정보탐색에 너무 집착하면 과도한 불안과 걱정을 유발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정신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되도록 질병관리본부와 같은 국가기관에서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발표하는 정보를 신뢰하도록 하고, 자극적인 제목의 뉴스는 읽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격리자의 경우 그 자체가 심리적 트라우마로 작용할 뿐 아니라 격리 기간이 길어질수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심각해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코로나19의 장기화 추세에 맞춰 일반 시민과 의료인, 격리된 사람 각각의 상황에 맞는 사회적 지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건당국과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지나치지 않게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격리된 상태에서는 불안하고 힘든 게 당연하다고 인정하고 가족·친지와 화상·전화통화를 통해 어려움을 나누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디지털 기술은 양면적이다. 지나치면 불안과 공포를 가져오지만, 이럴 때일수록 연결감을 주는 고마운 도구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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