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왕’ 네트워크 추진 국영기업 출범
1만2992개 위성 저궤도에 발사키로
1만2992개 위성 저궤도에 발사키로
저궤도 위성인터넷 네트워크 상상도. 유럽우주국 제공
베이징통신기술개발의 저궤도 인터넷 위성 상상도.
5G,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이은 네번째 차세대 인프라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CASC) 관계자는 지난 3월 중국 언론 인터뷰에서 “우주 기반의 인터넷 위성 계획을 수립해 이미 시험위성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저궤도 위성인터넷 구축 계획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는 2018년 수백개의 저궤도 인터넷 위성을 쏘아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홍얀, 홍윤이란 이름의 이 인터넷망은 수백개 위성 네트워크를 목표로, 2022년 첫 60기를 발사할 예정이었다. 이번에 규모를 훨씬 확장한 새로운 계획이 수립됨에 따라 기존 계획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중국의 우주인터넷 궈왕의 구체적인 추진 방식과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전의 저궤도 위성인터넷 계획에 비춰보면 서비스 대상 지역은 중국의 농촌, 산간벽지 지역과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사업 참여 국가들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대일로는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육상‧해상으로 연결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일대일로 웹사이트에는 현재 140개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게시돼 있다. 중국 정부는 기존의 5세대 통신(5G),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에 이어 이번에 저궤도 위성인터넷을 추가함으로써 미래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 10월 가오펜 13호 위성 발사 장면. CASC 제공
통신-지구관측-내비게이션 통합 네트워크 추진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수립한 14차 5개년계획(2021~2026)과 2035년 장기목표에 따르면 중국은 통신, 지구 관측 위성, 내비게이션 위성을 한데 묶은 통합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미 중국은 지난해 6월 35개 위성들로 중국판 지피에스(GPS)인 베이더우 시스템 구축을 마쳤다. 베이더우는 위성 29개로 운영하는 미국의 지피에스보다 위치 정보가 더 정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맞춰 발표한 `2040년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에서, 향후 중국의 베이더우가 전 세계 곳곳에서 서구 지피에스의 대안으로 쓰일 것으로 예측했다. 고해상도 지구 관측 시스템(CHEOS)을 구성하는 가오펜 위성들은 2013년 1호가 발사된 이후 지금까지 28개가 궤도에 배치됐다. 저궤도 위성인터넷은 이 통합 네트워크 완성을 위한 마지막 고리인 셈이다.
미국 스페이스엑스의 스타링크 위성. 위키미디어 코먼스
미국 4만~6만개…중국 3만~4만개 위성 예상 중국 정부의 차세대 인프라에 위성인터넷이 추가되면서 민간 위성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베이징통신기술개발(베이징컴샛)은 지난 5월 38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인터넷 위성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이 회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인프라 정책에 힘입어 향후 3~5년 동안 중국 인터넷 위성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 대표 타오시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향후 발사될 중국 위성 수가 3만~4만개로, 스페이스엑스를 비롯한 미국 위성인터넷 업체들이 계획하고 있는 위성 수 4만~6만개에 버금가는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저궤도 위성인터넷 구축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의 스페이스엑스는 총 8개 구역으로 구성되는 위성네트워크의 1차 구역을 담당할 1584개의 스타링크 위성 발사를 마무리한 상태다. 스페이스엑스는 2027년까지 1만2천개의 위성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우주인터넷망을 구축한다. 추후 3만개 위성을 더 추가한다는 계획이나, 이에 대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우주 기술과 서비스는 언제든지 군사적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중국이 독자적인 지구관측위성, 위성항법 시스템 구축에 이어 저궤도 위성인터넷망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우주공간에서의 미-중간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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