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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도 목표 달성하려면 1% 부자들 탄소 배출 97% 줄여야”

등록 2021-11-05 10:07수정 2021-12-27 15:27

구호단체 옥스팜 ‘탄소 불평등 보고서’
2030년까지 일인당 연간 2.3톤 줄여야
상위 1% 부유층은 30배, 10%는 9배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활동가들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고 있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지난 2일 캠페인을 하고 있다. 옥스팜 제공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활동가들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고 있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지난 2일 캠페인을 하고 있다. 옥스팜 제공

파리기후협정의 1.5도 목표를 달성하려면 최상위 1% 부유층은 현재 탄소 배출량을 97% 줄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세계 인구 1인당 감축량의 30배에 이른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5일(한국시각) 유럽환경정책연구소(IEEP) 및 스톡홀름환경연구소(SEI)와 공동으로 ‘탄소 불평등 보고서’를 발표해,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채택한 지구 평균기온 1.5도 상승 제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세계 인구 1인당 연간 평균 2.3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1.5도 탄소예산)을 줄여야 한다. 이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최상위 1% 부유층이 이 기준에 도달하려면 현재 배출량의 97%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탄소 불평등 보고서’. 옥스팜 제공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탄소 불평등 보고서’. 옥스팜 제공

보고서는 세계 인구 소득 하위층 50%는 2030년에도 여전히 ‘1.5도 탄소예산’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배출량을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가장 부유한 상위 1%는 기준의 30배, 상위 10%는 9배가 넘는 탄소를 배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파리기후협정의 긍정적 효과로, 중위소득 40%는 2015년부터 2030년까지 1인당 배출량을 9% 줄이고 있으며, 이는 그때까지 1인당 배출량 증가율이 가장 가팔랐던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중위소득 국가 시민들의 변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1990년에 세계 총 탄소 배출량의 13%를 차지한 상위 1% 최고부자들은 2015년 15%에 이어 2030년에는 16%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상위 10%의 총 배출량만으로도 나머지 90%가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2030년에는 1.5도 상승 제한 목표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세계 탄소 불평등 지형이 변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와 10%의 배출량은 중위소득 국가의 시민들과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곧 2030년까지 상위 1% 배출량의 23%는 중국 시민에 의한 것으로, 미국 시민 19%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 시민도 상위 1% 배출량의 11%나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나프코테 다비 옥스팜 기후정책 책임자는 “억만장자의 단 한번의 우주 여행이 가난한 10억 인구의 평생 탄소 배출량을 뛰어넘는다. 가장 부유한 10%의 배출량만으로도 향후 9년 동안 합의된 한도를 넘어설 수 있다. 이는 이미 살인적인 폭풍, 기아, 빈곤에 맞닥뜨린 가장 취약한 사람들한테는 치명적이다”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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