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화려하고 우아한 얼음왕국 천왕성…13개 고리를 모두 찍었다

등록 2023-12-20 09:30수정 2023-12-22 13:31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두번째 관측 사진 공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지난 9월4일 근적외선카메라로 촬영한 천왕성. 올해 초에 촬영한 것보다 고리가 더욱 선명하고 화려하게 드러났다. 주변의 파란색 점 9개는 위성이다. 2시 방향 지점부터 시작해 로잘린드, 퍽, 벨린다, 데스데모나, 크레시다, 비앙카, 포샤, 줄리엣, 페르디타 순이다. 나사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지난 9월4일 근적외선카메라로 촬영한 천왕성. 올해 초에 촬영한 것보다 고리가 더욱 선명하고 화려하게 드러났다. 주변의 파란색 점 9개는 위성이다. 2시 방향 지점부터 시작해 로잘린드, 퍽, 벨린다, 데스데모나, 크레시다, 비앙카, 포샤, 줄리엣, 페르디타 순이다. 나사 제공

1986년 보이저 2호가 스쳐 지나가면서 찍은 천왕성은 밋밋한 파란색 공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2023년 2월 28억km 거리에서 찍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 비친 천왕성은 야광등처럼 빛나는 고리를 가진 화려한 모습을 보여줬다. 보이저 2호가 가시광선으로 촬영한 천왕성은 별다른 특징이 없는 차분한 모습이었으나 적외선 파장으로 촬영한 천왕성은 매우 역동적인 얼음 왕국이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이 다시 한 번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이용해 더욱 세밀한 감도로 촬영한 천왕성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속의 천왕성은 고리와 위성, 폭풍, 북극관이 어우러져 이전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특히 이전 관측에선 나타나지 않았던 2개 고리를 포함해 13개 고리 모두가 사진에 담겼다.

또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확인한 천왕성의 27개 위성 가운데 14개를 사진에 담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고리 안에 있는 작은 위성까지 드러나 있다. 고리 주변의 파란색 점들이 위성들이다. 천왕성과 마찬가지로 위성들도 98도 각도로 누워 있다.

이 사진엔 천왕성의 27개 위성 중 위 사진에 없는 5개 위성(오베론, 움브리엘, 아리엘, 미란다, 티타니아)이 파란색 점이 포함돼 있다. 나사 제공
이 사진엔 천왕성의 27개 위성 중 위 사진에 없는 5개 위성(오베론, 움브리엘, 아리엘, 미란다, 티타니아)이 파란색 점이 포함돼 있다. 나사 제공

흰 모자를 쓴 채 옆으로 누운 자세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모자처럼 북극을 덮고 있는 커다란 구름, 즉 극관(polar cap)이다. 구름 안쪽일수록 더욱 밝고 환하게 빛나고 있다. 천왕성은 자전축이 거의 옆으로 누워 있어 극지대가 가운데 지점에 있다.

극관의 남쪽 경계선 아래쪽으로는 몇개의 밝은 폭풍을 볼 수 있다. 폭풍이 언제 어디에서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는 천왕성의 계절과 대기 상태에 달려 있다.

극관은 천왕성의 북극이 태양 쪽을 향해 있을 때 더 뚜렷해진다. 천왕성이 햇빛을 더 받기 때문이다. 천왕성의 북극은 오는 2028년 여름을 맞는다. 천문학자들은 이때 천왕성이 어떤 계절 또는 기상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다고 나사는 밝혔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2023년 2월에 촬영한 천왕성. 13개의 고리 중 11개가 드러나 있다. 나사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2023년 2월에 촬영한 천왕성. 13개의 고리 중 11개가 드러나 있다. 나사 제공

누워서 태양을 도는 천왕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극단적인 계절 변화를 보여준다. 천왕성의 1년은 지구일 기준으로 84년이므로 한 계절의 길이는 21년이다. 1년 중 거의 4분의 1은 태양이 한쪽 극 지역만을 비추기 때문에 반대편 극 지역은 21년 동안을 어둡고 추운 겨울을 보낸다. 천왕성의 북극은 현재 4계절 중 늦봄을 지나가고 있다. 보이저 2호가 천왕성을 지나갔을 당시엔 남극이 여름이었다. 남극은 현재 태양의 반대쪽에 있는 어둠의 세상이다.

1986년 보이저 2호가 촬영한 천왕성. 나사 제공
1986년 보이저 2호가 촬영한 천왕성. 나사 제공

크기는 지구 4배지만 자전 주기는 17시간

과학자들이 그동안 발견한 외계행성 5천여개 가운데 2천개가 천왕성과 비슷한 크기다. 나사는 천왕성이 이들 외계행성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왕성은 반지름이 지구의 4배로 덩치는 지구보다 훨씬 크지만, 자전 속도는 지구보다 훨씬 빨라 자전 주기가 17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짧은 노출 시간에 폭풍을 비롯한 대기의 특성과 위성을 한 번에 다 담기는 어렵다. 여러 번에 걸쳐 찍은 사진을 결합해 완성해야 한다. 이번 사진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쳤다.

2022년 5월 나사 자문기구격인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 ‘행성과학과 우주생물학 10년 조사 위원회’는 2023~2032년 우주탐사 프로그램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추진할 대형 우주탐사 프로그램의 1순위로 천왕성 탐사선(UOP)을 권고했다. 예상 비용은 42억달러(5조2600억원)다.

보고서가 해왕성보다 천왕성에 우선 순위를 둔 이유는 기술적 문제 때문이다. 태양과의 평균 거리가 29억km(지구~태양 거리의 19배)인 천왕성까지는 스페이스엑스의 대형 로켓 팰컨헤비로도 우주선을 보낼 수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미국·일본 달 착륙선, 한 로켓 타도 도착시간 석달 차… 왜? 1.

미국·일본 달 착륙선, 한 로켓 타도 도착시간 석달 차… 왜?

커피 애호가 몸엔 이 박테리아 8배 많아…카페인 때문은 아니다 2.

커피 애호가 몸엔 이 박테리아 8배 많아…카페인 때문은 아니다

과일·가공식품 속 과당, 암세포 증식 돕는다…어떻게? 3.

과일·가공식품 속 과당, 암세포 증식 돕는다…어떻게?

지난가을 왔다 멀리 가버린 ‘미니 달’…실제 달의 분신이었다 4.

지난가을 왔다 멀리 가버린 ‘미니 달’…실제 달의 분신이었다

초속 1600km 중성자별이 그린 ‘기타 성운’ 5.

초속 1600km 중성자별이 그린 ‘기타 성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