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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바둑계 “인공지능, 아직 신의 경지 못 오른듯” 과학계 “SW도 사람이 만든 것이라 빈틈 있어”

등록 2016-03-13 21:05수정 2016-03-13 22:12

커제 “프로기사 자존심 되찾아줬다”
세계 정상인 이세돌 9단을 상대로 3연패를 한 알파고가 4번째 대국에서 ‘어이없는’ 수로 속절없이 무너지자 바둑계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세 번의 대국을 지켜본 바둑 프로기사들에게 알파고는 조그마한 오차도 허용하지 않은 ‘비정한’ 승부사로 비쳤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의 승부감각에 알파고가 무릎 꿇는 모습을 보이자 “인공지능이 아직은 ‘신의 경지’에 오르지는 못한 것 같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김만수 프로기사 8단은 이세돌 9단이 세 번의 대국을 두면서 알파고의 약점을 간파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세 번째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승부수를 던진 뒤 이것이 안 통하면 기권하려 했다. 그럼에도 알파고는 일부러 돌을 안 잡았다. 기계라서 극단적인 상황을 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9단이 자신이 이길 수 있게 구조를 짠 작전이 훌륭했다”고 말했다.

김성룡 프로기사 9단도 “세 번째 대국에서 상대가 큰 모양을 가졌을 때 어떤 수를 만들어낼 것인지를 (이세돌 9단이) 지켜보다 (알파고에) 약점이 있는 것을 찾아낸 것이다. 이번 대국에서 이 9단이 (알파고의 약점을 공략할 수 있도록) 판을 짠 것 같다. 중앙에 끼워 간 78번수가 묘수였다. 이후 알파고는 급격하게 무너졌고 완전히 코너에 몰렸다”고 말했다.

중국 바둑 최고수인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이 프로기사들의 자존심을 마침내 되찾아줬다”고 평가했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커제 9단은 이날 티브이(TV) 대국 해설 등을 통해 “오늘 이세돌 9단의 승리로 우리는 그(알파고)를 더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이 9단이 5국에서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고의 패배에 대해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바둑은 경우의 수가 워낙 많기에 알파고는 필요한 경우의 수를 취사선택해 처리하는 방식이어서 완벽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대국은 이런 태생적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알파고는 100수 정도를 두면 1초에 1000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려 마지막 단계까지 승률을 따지는 작업을 하는데, 시뮬레이션이 완벽하지 않으면 어떤 수가 이기는 것으로 나와 (오늘처럼) 엉뚱한 수를 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송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소프트웨어는 사람이 만든 것이라 빈틈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세돌 9단이 그 허점을 찾아낸 것이고 완벽하지 않으니까 엉뚱한 수를 둬 자멸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승록 기자, 이근영 선임기자 ro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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