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페트병을 중형 페트병으로 바꾸기만 해도 폐기물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500㏄ 이하의 소형 음료수용 페트병 5개 가운데 1개를 2ℓ짜리 페트병으로 바꾸면 폐기물을 1%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공동 연구팀은 1일 “미네소타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여러 크기의 187종 페트병 가운데 어느 크기의 병이 가장 적은 포장무게로 가장 많은 음료를 담을 수 있는지 조사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렸다. (DOI :
10.1038/s41598-021-82983-x)
현재 세계 플라스틱은 14%만이 재활용되고 14%는 소각, 40%는 매립 처분되고 있다. 나머지 32%는 아예 수거조차 되지 않는다. 2014년 기준 플라스틱 포장재의 70%가 소비재에 사용되고, 이로 인한 환경 부담 금액이 750억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 탄산음료용 플라스틱 용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12%(90억달러)나 된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2015년 통계를 보면, 매립된 페트병 폐기물만 170만톤에 이른다.
미국에서 페트병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30%도 채 안 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세계 인구와 소득이 늘면서 향후 20년 동안 플라스틱 폐기물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저소득 국가의 증가율은 260%에 이르고, 나머지 국가들도 13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 환경보호국은 2018년 300만톤 이상의 페트병이 폐기물로 수집돼 이 가운데 재활용된 것은 30%도 채 안 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시장조사업체 닐슨 컴퍼니 통계를 통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각종 페트병의 판매량을 계산하고 지방정부 자료를 기초로 페트 종류별 폐기물의 무게를 조사했다. 음료병에 사용하는 페트물질 양에 대한 표준이 없어 연구팀은 우선 187개 종류의 페트 음료병을 무게를 변수로 한 2차 볼록 함수로 분류했다. 그 결과 탄산음료병에는 일반 물병에 비해 페트 재료가 두 배 들어가고 주스병은 351%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가장 작은 포장무게에 가장 많은 양을 담을 수 있는 중간 크기의 페트병과 소형 페트병 및 대용량 페트병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가장 효율적인 페트병 크기는 중간 크기인 2265㏄(약 2ℓ)였다. 중간 크기의 병이 상대적으로 많이 팔렸을 때 페트 폐기물의 무게가 가장 낮았다.
시뮬레이션 결과 500㏄ 이하의 소형 페트병 20%를 2ℓ짜리 중형 페트병으로 바꿨을 때 연간 페트병 폐기물을 1%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연간 9052톤의 페트병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연구팀은 페트병 크기의 변화에 따른 판매량 변화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다. 또 3ℓ 이상의 대형 페트병의 20%를 중간 크기 병으로 바꿨을 때는 폐기물이 연간 0.5%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저소득 국가의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율이 훨씬 크기 때문에 세계 시장 차원에서 보면 중간 크기 병으로의 전환 효과는 훨씬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