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주문량 급증에 로봇 대처 못해
매장서 재고확인용 로봇 철수시키기로
매장서 재고확인용 로봇 철수시키기로
월마트 매장에 배치된 재고확인용 보사노바 로봇. 위키미디어 코먼스
휴대용 장치로 고객의 온라인 주문 물품을 확인하는 월마트 직원. 월마트 제공
정해진 일만 하는 로봇으론 상황 변화에 대처 어려워 이번 로봇 해고 결정에는 로봇에 대한 고객과 직원들의 거부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매장을 돌아다니는 로봇에 대한 쇼핑객들의 반응도 월마트 경영진의 걱정거리였다고 전했다. 고객이 쇼핑 도중 뒤에서 소리없이 갑자기 나타난 로봇을 보고 놀라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직원들의 일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로봇이 도리어 고장, 프로그램 오작동 등으로 직원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이어졌다. 물론 이번 결정은 보사노바 로봇에 국한된 것이다. 매장 청소 로봇 등 다른 자동화 기술 도입과 실험은 계속 이어진다. 월마트는 온라인 주문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휴대용 재고 확인 장치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4개 매장에서 시험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월마트의 회원제 창고형 매장인 샘스클럽은 바닥 청소용 로봇을 미국내 600개 매장 전체에 배치하기로 했다. 월마트의 로봇 퇴출 소식은 정해진 일만 수행하는 로봇으로는 수시로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걸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기업들의 로봇 도입 전략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월마트 대변인은 이번 결정에 대해 “기술이 어떻게 직원을 지원하고, 일을 더 쉽게 해주며,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걸 배웠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고 자체 프로세스와 앱 투자를 통해 재고를 정확히 파악하고 최대한 빨리 제품이 선반에 놓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와의 계약 종료로 큰 타격을 입은 보사노바는 직원의 약 50 %를 해고했다고 한다. 이 회사는 2005년 카네기멜론대 로봇공학연구소에서 분사해 나온 스타트업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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