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독자가 4월28일치 한겨레 PDF를 내려받아 직접 만든 ‘한겨레 D.I.Y 특별호'.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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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겨레>를 애독해온 김종민씨는 지난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을 다룬 <한겨레> 1면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겨레>는 4월28일치 신문에서 1면과 마지막 면을 연결하는 편집을 시도해, 평소 신문 1면의 두 배 크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맞잡은 사진을 실었다. 사진 크기만 가로 80센티미터, 세로 50센티미터에 이르렀다.
(한겨레 2018년 4월28일치 PDF 무료배포 ▶바로가기)
지난 5월 21일,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시민편집인실 앞으로 우편물이 하나 도착했다. 김씨가 <한겨레>에 보낸 선물이었다. 봉투 안에는 ‘한겨레 특집호’가 담겨 있었다. <한겨레>가 무료로 배포한 4월28일치 신문 PDF를 김씨가 직접 엮어 만든 ‘특집호’였다.
김종민 독자가 4월28일치 한겨레 PDF를 양면 컬러 인쇄한 뒤 스프링으로 제본 작업을 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씨는 PDF 파일을 디지털에서만 보기 아깝다는 생각에 ‘자신만의 책’으로 엮었다. PDF 파일을 양면 컬러 출력을 한 뒤 스프링으로 묶었다. 남북 정상이 환하게 웃고 있는 1면 사진에 혹시 흠이 생길까봐 투명 필름으로 책 앞뒤를 덮었다. 지면 중간중간 광고까지도 기록이라 여겨 고스란히 남겼다. ‘역사적인 1면’을 보관하고 싶다는 독자들의 호응을 보여주는 ‘선물’이었다.
‘한겨레 D.I.Y 특별호' 사진에 흠이 생기지 않도록 투명 필름도 덮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씨는 시민편집인실로 보낸 전자우편에서 4월28일치 신문에 대해 섭섭한 마음도 내비쳤다. 이날 지면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났던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이 집중 조명되지 않았다고 느껴서다. 김씨는 “이번 정상회담이야말로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노력 없이는 상상할 수 없던 결과”라며, 한겨레 지면에서 그 역사성이 상대적으로 잘 드러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김종민 독자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기록을 담은 페이지도 직접 꾸몄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씨는 아쉽게 생각했던 대목을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채워넣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기록을 담은 사진을 직접 꾸며 넣었다. 두 전직 대통령이 남긴 말은 ‘신영복체’로 써 넣었다. 이렇게 김씨만의 4?27 남북 정상회담 ‘D.I.Y(do it yourself) 특별호’가 탄생했다. 김씨는 모두 3권의 책을 만들었다. 3부 가운데 1부는 <한겨레>에 보냈고, 1부는 본인이 간직하기로 했다. 마지막 1부는 <한겨레>를 구독하지 않는 친구의 손에 건네줬다.
시민편집인실 허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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