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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팩트체크] ‘재고 한 달’ 요소수, 올겨울 전력대란 부른다?

등록 2021-11-10 15:08수정 2021-11-10 21:04

화력발전 설비 73GW 중 요소수 사용 설비는 10%
요소수 떨어지면 시동조차 안 걸리는 차와는 달라
산업부 “요소수 부족이 곧 전력대란 이어지진 않아”
화력발전소. 픽사베이
화력발전소. 픽사베이

요소수 품귀 사태가 확산되면서 대기오염 방지설비에 요소수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의 가동과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을지 우려가 나온다. 언론에는 10일 ‘요소수 재고 한달치뿐, 화력발전 15% 멈춰 설 위기’ ‘난방 급증하는 겨울 오는데, 요소수발 전력대란 비상’이라는 기사도 등장했다. 화력발전의 15%가 멈춰 설 위기여서 전력대란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은 사실일까?

일단 화력발전의 15%가 요소수를 사용한다는 것은 산업통상자원부의 공식 설명과 다르다.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을 제거하는 탈질 설비에는 촉매로 요소수 이외에 암모니아수, 무수암모니아 등도 사용된다. 산업부는 국내 화력발전 설비 용량 73기가와트(GW) 가운데 요소수를 사용하는 것은 7.4GW라고 밝혔다. 전체의 약 10%에 해당한다.

요소수를 사용하는 발전소들의 요소수 재고가 한달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은 산업부도 인정하는 바다. 하지만 여기엔 전제가 있다. 요소수 품귀 사태 이전 사용량을 기준으로 하면 그렇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재고가 한달치밖에 없다라는 건 과거 기준으로 보면 맞을 수 있지만 앞으로 요소수를 사용하지 않는 발전소를 조금 더 가동시키거나 발전량 상한제약을 풀어준다든지 하면 재고량 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한제약은 2019년부터 시행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라 겨울철에 일부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정지시키고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모든 석탄발전소에 대해 출력을 80% 이상 올리지 못하게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에 따라 지난 겨울(2020년 12월~2021년 2월) 전체 석탄발전 58기 가운데 9~19기의 가동이 정지되고, 최대 46기에 대해 발전 출력 상한제약이 가해졌다. 요소수를 사용하지 않는 대부분의 화력발전소에 대한 출력 제한을 풀어 100% 출력을 내게 하면 요소수 사용 발전소들은 가동을 줄여도 된다. 요소수 재고량 사용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전력거래소 자료를 보면, 계절관리제에 따라 석탄발전소에 대해 가동 정지와 출력 제한이 가해진 조건에서도 2019년 겨울(2019년 12월~2010년 2월) 최대 전력수요 발생일(2020년 1월16일)의 예비전력은 12.4GW, 지난 겨울(2020년 12월~2021년 2월) 최대 전력수요 발생일(2021년 1월11일)의 예비전력은 8.6GW를 기록했다.

단시일에 발전용 요소수 재고를 늘리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요소수 투입량을 줄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발전소들은 대기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경부가 설정한 배출기준치보다 절반가량 낮은 농도까지 질소산화물을 제거해 배출해 왔다. 만약 배출 농도를 법정 배출기준치를 어기지 않는 선에서 다소 높인다면 요소수를 덜 투입해도 된다. 이 방식은 이미 일부 발전소에서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요소수를 사용하는 발전기에서 요소수가 다 떨어지면 발전기가 멈춰 설까? 경유 자동차는 배기가스저감장치에 요소수가 투입되지 않으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발전소는 다르다. 발전소에서 요소수는 발전기가 아니라 발전이 다 이뤄진 뒤 배출되는 배출가스를 정화하는 대기오염저감 설비에 사용된다. 요소수가 다 떨어지면 탈질 설비가 작동을 멈춰 대기오염을 악화시키게 되지만, 자동으로 발전기가 꺼지는 것은 아니다. 이때 대기오염 악화를 막기 위해 발전기를 끌 것인지, 전력 공급을 위해 계속 돌릴지는 정부와 발전소의 선택에 달렸다. 물류 대란을 막기 위해 대기 오염을 감수하며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끄는 선택을 하고 싶어도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과 소요 시간 때문에 선택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유차의 경우와 다르다.

산업부는 관련 보도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 “요소수 부족이 곧 전력대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요소수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발전설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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