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한파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지난 1월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겨울 전력수요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석탄발전소를 일부 세우더라도 10기가와트(GW) 이상의 예비전력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예비력 10GW는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가 시작되는 예비력(5.5GW)의 약 두 배로, 전문가들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겨울철 전력수급 및 석탄발전 감축 대책'을 심의 확정했다고 밝혔다.
겨울철 전력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이번 겨울 기온은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더 내려갈 것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전망이다. 산업부는 이런 기상 전망과 최근 30년간의 기온변화 흐름 등을 고려해 이번 겨울 최대 전력수요가 기준전망으로는 90.3GW, 상한전망으로는 93.5GW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전망은 전력수요가 최대치를 기록하는 주의 평균 기온을 영하 5.4도로, 상한전망은 영하 9도로 적용해 분석한 것이다. 최대 전력수요는 1월 3주차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3일 오전 발표한 올해 12월~내년 2월까지의 3개월 평균 기온 전망. 기상청 누리집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산업부가 예상한 올겨울 최대 전력수요는 상한전망치는 물론 기준전망치로도 2017년 12월12일 기록한 기존 겨울철 역대 최대수요 85.1GW를 크게 웃돈다. 상한전망치만 보면 2018년 7월24일 기록한 여름철 포함 역대 최대수요 92.5GW보다도 높다.
그럼에도 겨울철 동안 발전기 정비를 최소화하는 등의 조처로 최저 예비력을 10.1GW(예비율 10.8%) 이상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산업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기를 일부 세우면서도 최대 전력수요 때의 공급능력을 110.2GW로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저 예비력 10.1GW는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가 시작되는 5.5GW의 약 두 배 수준이다. 10.1GW에서 5.5GW로 떨어지는 것은 원전 4기가 동시에 불시 정지해야 가능하다.
전력 수요는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석탄·석유 등 화석에너지 대신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 전환이 진행되면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런 가운데 겨울철과 여름철에 나타나는 최대 전력 수요는 냉난방 수요를 좌우하는 기상 조건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산업부는 겨울철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적용해 이번 겨울 공공석탄발전기 53기 중 8~16기의 가동을 정지시키기로 했다. 최대 46기에 대해서는 발전 출력을 제한하는 상한제약까지 시행해 총 2838톤의 미세먼지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부는 “이번 겨울 폭설과 한파로 인한 발전설비 동파, 태양광패널 동결 등의 현상에 대비해 설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예비력 수준에 따라 필요하면 9.7~13.5GW 추가 예비력 자원도 적기 투입해 전력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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