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수십년 만의 가뭄으로 거북등처럼 갈라진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한 저수지. 지구온난화에 따라 지구의 물 순환이 가속화하면서 건조한 곳에는 가뭄 현상을, 습한 지역에는 홍수를 더 자주 발생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지구 온난화가 물 순환을 가속화해 지구의 담수를 적도에서 극지방 쪽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최소 두 배 이상 더 이동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된 뉴 사우스 웨일스 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기후 변화는 전 세계 물 순환을 최대 7.4% 강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과학자들이 기존 모델을 통해 추정했던 것은 2~4%였다.
담수는 증발해서 대기로 상승했다가 응결돼 비나 눈으로 지표면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반목한다. 이런 물 순환 시스템은 바다에서 육지로 물을 운반해 육지 환경을 인간이 살기 적당하고 비옥한 토양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이런 물 순환을 점차 가속화해 기상과 기후에 이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물이 건조한 지역에서 습한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한 쪽에서는 가뭄이 악화되고 다른 쪽에서는 홍수가 잦아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뉴 사우스 웨일스대 연구팀은 바다의 염분 패턴 변화를 사용한 분석을 통해, 1970년 이후로 해양 담수가 적도에서 극지방으로 이동한 양이 기존의 추정치보다 2~4배 더 많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1970년에서 2014년 사이에 적도에서 극지방 쪽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4만6000~7만7000㎦ 많은 양의 담수가 적도에서 극지방으로 추가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의 주저자인 타이무어 소하일 박사는 <가디언>에 “우리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화된 물 순환을 보고 있다”며 “이것은 우리가 (이산화탄소) 순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경로를 향해 훨씬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이 낸 연구 설명자료에서 “물 순환의 변화는 기반 시설, 농업 및 생물 다양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후 변화가 현재와 미래의 물 순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의 발견이 미래 기후 변화 모델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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