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 태기산 풍력발전단지. 김정수 선임기자
지난해 전 세계 발전량에서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중이 처음 10%대에 도달했다. 반면 한국은 4.7%로 세계 평균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엠버가 30일 발표한 ‘국제 전력 리뷰 2022’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발전량의 10.3%가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인 2020년의 풍력·태양광 발전 비중 9.3%에서 1%p 증가한 것이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이 각각 14%·23% 증가한 데 힘입어 전체 청정 전력원의 발전 비중도 36%에서 38%로 늘어났다. 엠버의 보고서는 세계 209개 국가의 2000~2020년 전력 통계와 75개 국가의 2021년 전력 통계를 취합해 작성됐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50개 국가가 전력의 1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했다. 중국, 일본, 몽골, 베트남 등이 여기에 새로 합류했다. 전체 발전량의 4분의 1 이상을 이미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국가도 덴마크(51.8%), 스페인(32.9%), 독일(28.8%), 영국(25.2%) 등 10개국에 이른다.
반면 한국의 지난해 풍력 발전 비중(0.55%)과 태양광 발전 비중(4.12%)은 모두 합쳐 4.6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페루, 태국, 도미니카 공화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증가에도 불구하고 석탄은 여전히 최대 발전원의 위치를 확고히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 세계 석탄 발전량이 전년도보다 9% 급증하며 석탄발전 비중은 35.3%에서 36.5%로 올라갔다. 이 증가율은 1985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세계 1·2위 석탄발전 대국인 중국과 인도가 석탄 발전량을 크게 늘리고, 카자흐스탄, 몽골, 파키스탄, 필리핀과 같은 아시아 국가들이 사상 최대 석탄발전 기록을 세운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저스틴 홈스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엠버의 보고서는 윤석열 당선자가 제시한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2030년까지 최대 25%까지 확대) 달성까지 갈 길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보여준다”며 “다음 정부는 풍력과 태양광에 대한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불합리한 입지 제한을 없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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