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기중 메탄 농도가 40년 측정 이래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노아)은 11일 “메탄의 대기중 농도가 지난 1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2020년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인 데 이어 2021년에는 사상 최고의 증가율을 또다시 경신했다”고 밝혔다.
대기 가운데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적지만 지구온난화에는 단기간 훨씬 큰 영향을 끼친다. 메탄의 20년 동안 지구온난화지수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84배에 이른다. 이는 같은 기간 대기중 이산화탄소보다 메탄이 적외선을 80배 이상 더 흡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감축의 효과도 크다는 얘기다. 메탄은 가스정과 송유관에서 가장 많이 유출된다. 가축과 쓰레기매립지에서도 배출되며, 습지의 유기물이 썩는 과정에도 생성된다.
노아의 분석 결과 2021년 측정된 대기중 메탄 농도는 1895.7ppb로, 전년도보다 17ppb 증가했다. 피피비(ppb)는 10억분율로, 피피엠(ppm)의 1천분의 1이다. 이런 증가율은 1983년 체계적인 측정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값이다. 2020년의 증가는 15.3ppb였다. 2021년 대기중 메탄 농도는 산업화(1850년대) 이전보다 약 162% 높은 것이다.
리처드 스핀래드 미 국립해양대기청장은 “노아의 분석 결과는 세계 메탄 배출량이 빠른 속도로, 잘못된 방향으로 계속 움직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메탄 배출을 줄이는 것은 가까운 시일 안에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고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지난해 11월3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한국 등 105개국은 2030년까지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를 감축한다는 국제적 합의에 서명했다. 하지만 주요 배출국인 러시아와 중국 등은 서약에 참여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경우 천연가스를 서시베리아 카라해의 야말반도에서 유럽까지 4000㎞에 이르는 낡은 배관으로 수송하는 과정에 누출되는 가스로 메탄 배출이 가장 많은 나라에 들어간다.
란싱 노아 지구감시연구소 및 콜로라도대 연구원은 “화석연료에서 메탄 배출을 줄이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의) 중요한 수순으로 손쉬우면서 목표를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다. 대기중 메탄은 반감기가 짧아 대부분 9년 뒤에 사라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온난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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