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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처치 곤란’ 케이팝 앨범 8천장, 연예기획사 되돌아간 까닭은?

등록 2022-04-21 14:18수정 2022-04-21 14:53

지구의 날 앞두고 BTS 소속사 찾은 케이팝 팬들
“실물 앨범 찍어내기 그만…친환경 선택지 제공해야”
21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하이브 소속사 앞에서 ‘케이팝포플래닛’(지구를 위한 케이팝) 활동가들이 국내 엔터사들의 실물 앨범 제작 관행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기후위기로 꿀벌 개체수가 줄었다는 점에 착안해 꿀벌 옷을 입고 케이팝 댄스를 추는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21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하이브 소속사 앞에서 ‘케이팝포플래닛’(지구를 위한 케이팝) 활동가들이 국내 엔터사들의 실물 앨범 제작 관행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기후위기로 꿀벌 개체수가 줄었다는 점에 착안해 꿀벌 옷을 입고 케이팝 댄스를 추는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케이팝(k-pop) 팬들이 국내 연예기획사의 앨범 찍어내기 관행을 비판했다. 이들은 연예기획사들이 케이팝 팬들에게 앨범을 과도하게 판매해 쓰레기를 양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이 결성한 단체인 ‘케이팝포플래닛’(지구를 위한 케이팝)은 이날 오전 비티에스(BTS) 소속사인 하이브의 서울 용산구 사옥 앞에서 “기후위기를 앞당기는 엔터테인먼트사(연예기획사)들의 실물 앨범 문화 개선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실물 앨범은 두꺼운 종이 포장재와 플라스틱 소재의 씨디(CD), 비닐 코팅된 사진 등으로 구성되고 여러 재질이 혼합돼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앨범 판매를 지양하고 쓰레기 발생량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팬들로부터 제기돼왔다.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하이브 사옥 앞에서 케이팝 앨범들로 만든 조형물 옆에 서 있다. 케이팝포플래닛 제목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하이브 사옥 앞에서 케이팝 앨범들로 만든 조형물 옆에 서 있다. 케이팝포플래닛 제목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앨범에 포토카드를 넣거나 팬 사인회 응모권을 거는 상술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케이팝 앨범에는 ‘포토카드’ 형태의 가수 사진이 무작위로 들어간다. 팬들은 좋아하는 멤버의 포토카드를 구하기 위해 여러 장의 앨범을 한꺼번에 구매하기도 한다. 또 대다수 기획사들은 앨범을 살 때마다 팬 사인회 응모권 1장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연다. 응모권이 많을수록 팬 사인회 당첨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이러한 이벤트 역시 팬들의 대량 구매를 촉진한다. 실제로 디지털로 음원을 듣는 문화가 정착됐음에도 앨범 판매량은 늘고 있다. 가온차트가 연간 판매 상위 400위에 든 앨범을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판매된 앨범은 약 5709만장으로 전년 대비 36.9% 늘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생산자 책임을 요구한다는 취지로 국내 팬들로부터 모은 ‘처치곤란’한 앨범 8000여장을 국내 기획사들로 되돌려보낼 계획이다. 이날 하이브에 그 중 일부인 631장을 전달했다. 이들은 또 2024년까지 친환경 앨범 선택지를 도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물 앨범 대신 디지털 앨범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팬들에게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 권리’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2024년은 유엔 환경총회(UNEA)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마련하기로 한 시점이다.

케이팝포플래닛에서 21일 하이브에 전달한 실물 앨범들.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케이팝포플래닛에서 21일 하이브에 전달한 실물 앨범들.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는 “기획사들은 응모권 등의 이벤트를 통해 똑같은 앨범을 여러장씩 구매하도록 촉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그 뒷처리에 대한 부담을 팬들에게 지우고 있다. 지속 가능한 케이팝 문화를 위해 산업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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