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운동연합과 청년기후긴급행동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둔치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강 변 초고층 건축, 수변감성도시 등 난개발 정책에 반대하고 생물다양성 보호 정책 등을 촉구한 뒤 한강에서 카누를 타고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강의 기적’ 이면에는 전국 산과 강, 바다에 있는 연약한 생명의 신음이 있습니다.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생태계 파괴, 기후재난의 모습으로 우리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둔치주차장. 비가 내린 이날 우비와 구명조끼를 입은 청년 20여명이 한강 앞에 모였다. 이들은 한 손에는 카누 패들을 들고, 목에는 ‘이 강에 빚지지 않은 사람 한 명 없다’, ‘한강의 기적, 더는 바라지 마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걸었다. 이날 서울환경운동연합과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에 난개발 정책을 멈추고 기후위기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라고 촉구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난개발 정책에 반대하는 의미로 한강에서 카누를 타는 행위극을 벌였다.
이들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거치며 정치인들은 전국 각지에서 난개발 공약을 쏟아냈다”며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사업, 한강변 초고층 건축 계획 등을 비판했다. 이어 “정치가 기후위기에 침묵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기후재난을 가속하고, 생태학살을 부추기고 있다”며 “기후재난과 생태학살로 고통받고 있는 존재들을 외면하는 정치에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우리 서울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거 공보물에서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진보·보수 정치인들은 서로 힘겨루기만 할 뿐 무너져가는 지구 생태계를 살려낼 정책을 만드는 데는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지역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그린워싱한 각종 난개발 사업을 그만둬야 한다”며 “전국 곳곳에 땅을 파헤쳐 만든 신공항 뒤에 수많은 생명이 몰살당한다”고 지적했다.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대표도 최근 가뭄 상황 등을 언급하며 “기후재난은 언젠가 다가올 일이 아니라 이미 벌어지고 있다. 초고속 경제 성장, 난개발이 기후위기를 초래했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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