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에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지난 26일 저녁 강릉시 안목해변에는 많은 시민이 나와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강릉에 밤 사이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 현상이 9년 만에 나타났다. 6월에 초열대야가 나타나기는 사상 처음이다.
기상청은 29일 “밤 사이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뜨겁고 습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전국이 흐린 날씨를 보이면서 낮에 오른 기온이 내려가지 못해 밤 최저기온이 강릉에서 30.7도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강릉 이외에도 일 최저기온 최고 극값 1위를 경신한 곳이 많다.
강릉에서 일 최저기온이 30도를 넘긴 것은
2013년 8월8일 30.9도를 기록한 이래 처음이다. 일 최저기온이 30도를 웃돈 것은 서울에서 2018년 8월2일 30.3도, 8월3일 30.0도 등 지금까지 네 차례 있었다.
‘열대야’라는 용어는 일본 기상 수필가인 구라시마 아쓰시가 만든 말로,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때는 ‘초열대야’라고 불렀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강릉에서 처음 관측됐다. 한국 기상청에서는 열대야만 공식적으로 쓰고 있고, 열대야는 오후 6시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때를 뜻한다.
이날 오전 7시30분 현재 열대야가 나타난 지역은 강릉(30.7도), 속초(26.1도), 홍성(25.1도), 정읍(25.8도), 남원(25.9도), 고창(25.3도), 광주(25.2도), 목포(25.0도), 대구(27.8도), 포항(26.9도), 안동(26.3도), 상주(25.4도), 울산(25.2도), 제주(28.4도) 등이다. 이 가운데 강릉, 속초, 대구, 안동 등에서는 6월 일 최저기온 최고 1위 극값이 경신되기도 했다.
강릉과 제주, 포항에서는 지난 25일부터 나흘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기상청은 “당분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특히 일부 남부 내륙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올라 매우 무더운 곳이 있겠다. 또 일부 동해안과 제주도 해안, 일부 충청과 남부 내륙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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