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이어지며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30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이 수위 상승으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밤 사이 300㎜ 안팎의 많은 비가 쏟아진 중부지방에는 1일까지 많게는 150㎜의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체전선이 물러나는 주말에는 전국에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음주 내내 또다시 전국에 장맛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남동쪽으로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공기 사이에 형성된 정체전선이 느리게 북상하면서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는 1일 오전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30일 밝혔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50~100㎜ (많은 곳 수도권 150㎜ 이상), 충청 북부, 경북 북부내륙 20~70㎜, 강원 동해안 5~40㎜이다. 충청 남부와 남부지방에는 30일 대기불안정에 따른 소나기가 10~40㎜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진규 기상청 재해기상대응팀 예보분석관은 “강수량이 29∼30일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오는 것이어서 산사태나 지반 침하 등 위험은 더 커져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북쪽으로 이동한 뒤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전역을 덮으면서 7월 1일 오후부터 3일까지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된 상태에서 햇볕에 의한 일사 효과까지 겹쳐 전국에서 체감온도가 33도를 넘는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밤 사이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수증기가 유입되는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강원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오후에는 남쪽에서 형성된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남부지방에서 시작한 비가 5일 전국으로 확대된 뒤 8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우리나라 남쪽에 접근한 열대 기원 저기압 소용돌이와 우리나라를 덮고 있던 고기압이 둘로 쪼개지면서 일본 쪽에 자리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가 만나 고온다습한 남풍이 매우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티베트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남하한 건조한 공기가 만나 정체전선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예보분석관은 “이때 가강수량(단위면적 1㎠를 밑면적으로 하는 공기기둥에 포함된 수증기가 전부 비로 내렸을 때의 양)이 60㎜나 돼 매우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가강수량이 40㎜가 넘으면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는 조건으로 본다.
우 예보분석관은 “저기압성 소용돌이의 이동 속도가 빨라질 경우 제주와 남부지방에서 3일 오후 비가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수증기가 집중되는 강수 초반부터 많은 비가 내릴 수 있어 기상정보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7일 이후에는 강수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30일 오전 9시 필리핀 마닐라 서북서쪽 약 640km 부근 해상에서 발달한 제3호 태풍 ‘차바’가 다음달 3일께 중국 남부 내륙으로 상륙한 뒤 풀려난 수증기가 7일께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될 수 있다. 이때 가강수량이 60㎜ 이상이어서 많은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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