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송다’ 가면 ‘트라세’ 온다…오키나와 인근서 북상중

북상중인 열대 기원 수증기의 일시 발달
태풍 선언 권한 가진 일본기상청 명명해
기상청 “관측자료는 태풍 조건 못 미쳐
2일까지 전국 강수 상황 달라지지 않아”

31일 오후 5시50분 현재 천리안위성 2A호가 촬영한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서해에는 제5호 태풍 ‘송다’가,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는 제6호 태풍 ‘트라세’가 북상하고 있다. 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전국에 비가 오는 가운데 제6호 태풍 ‘트라세’가 발달해 북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 전역에 많은 비를 몰고 오고 있는 열대와 적도 기원의 수증기가 일시적으로 발달한 것이어서 강수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31일 “일본 오키나와 북서쪽 약 20㎞ 부근 육상에서 낮 12시께 제6호 태풍 ‘트라세’가 발생해 중심기압 998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 초속 18m, 강풍반경 200㎞의 세력인 상태에서 시속 61㎞의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6호 태풍 ‘트라세’ 예상경로. 기상청 제공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현재 국제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세계기상전문(GTS) 상에서는 태풍의 조건인 초속 17m를 넘는 풍속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서태평양 지역의 태풍 명명 권한을 가진 일본 기상청이 태풍 ‘트라세’의 발생을 선언해 이를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역별로 기상예보 등을 담당하는 전문기관인 지역특별기상센터(RSMC)를 두고 있다. 특히 열대저기압 예보와 관련해서는 6개의 지역특별기상센터와 6개의 열대저기압경보센터(TCWC)를 두고 있다. 북서태평양 지역의 지역특별기상센터는 일본 기상청이 맡고 있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태풍 트라세는 현재 전국에 많은 비를 내리는 원인인 열대와 적도를 기원으로 한 수증기로 형성된 열대저기압이 일시적으로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상청 내부에서 관측한 자료에 태풍 조건인 중심부근 10분 평균 최대풍속이 초속 17m를 넘는 경우가 발생했을 수 있어 확인중이다”라고 말했다.

태풍 트라세는 현재 통과하는 지역의 대기 상하층 풍속 차이가 커 24시간 안에 다시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예보분석관은 “태풍 트라세는 애초 북상하던 수증기의 형태가 달라진 것뿐이어서 국내 강수 상황에 본질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