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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두 손주 떠올리며 자전거로 8228㎞ 달렸다…기후위기 막으려

등록 2022-11-17 06:00수정 2022-11-17 10:01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회의장에서 스웨덴에서 이집트까지 자전거를 타고 와 당사국총회에 참석한 도로시 힐데브란트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회의장에서 스웨덴에서 이집트까지 자전거를 타고 와 당사국총회에 참석한 도로시 힐데브란트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하니까요.”

지난 15일(현지시각)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회의장에서 만난 도로시 힐데브란트(72)는 자신의 분홍색 전기자전거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남서쪽으로 약 150㎞ 떨어진 카트리네홀름에 사는 기후활동가인 그는 이 자전거를 타고 당사국총회에 참석했다. 그가 달린 거리는 8228㎞다. 지난 7월1일 스웨덴을 출발해 덴마크, 독일, 슬로바키아, 터키 등 17개 나라를 거쳤다. 하루 평균 80㎞를 달려 지난 5일 대장정을 마쳤다.

힐데브란트는 넉달간의 여정이 힘들었지만,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고 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처음엔 평지도 많았지만, 남동쪽으로 올수록 높은 산이 많아지더라고요.” 36도가 넘는 여름철 무더위 속을 자전거로 달릴 때, 그는 아이스크림과 아이스 카푸치노로 겨우 버텼다고 했다.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쉽지 않은 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행기는 탄소를 너무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탈 수 없었고, 이런 행동을 통해 기후위기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알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는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당사국총회가 열렸을 때도 6주간 약 2300㎞를 자전거로 달려 총회에 참석했다.

스웨덴에서 이집트까지 자전거를 타고 와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한 도로시 힐데브란트가 입은 티셔츠. ‘화석연료는 안 된다’ 등이 적혀 있다.
스웨덴에서 이집트까지 자전거를 타고 와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한 도로시 힐데브란트가 입은 티셔츠. ‘화석연료는 안 된다’ 등이 적혀 있다.

그는 7살과 9살 두 손주를 두고 있는 할머니다. 아이들의 미래는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제 손주들을 포함한 아이들이 제가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올해 유럽의 폭염과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불, 그리고 더 큰 피해를 겪고 있는 지구 남반구 국가들을 보면, 이대로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카트리네홀름에서 회원 10여명을 둔 환경단체 ‘미래를 위한 할머니들’을 창립한 활동가이기도 하다.

힐데브란트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지난 11일 그를 초대해 함께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시시 대통령은 이번 총회 시위를 사실상 봉쇄하고 인권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힐데브란트는 “시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샤름엘셰이크와 카이로 어디서든 환경운동가들이 시위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힐데브란트는 당사국총회에 모인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지금 당장 기후변화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래스고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왔고 서명이 이뤄졌지만 바뀐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방식을 당장 바꿔야 하고, 당장 행동해야 합니다.”

샤름엘셰이크/글·사진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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