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관계자들이 지난 1월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중단 및 공개검증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생태원이 ‘제주 제2공항 사업의 입지 계획 및 규모 조정을 검토하라’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환경부는 이런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에도 불구하고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해도 좋다는 ‘조건부 협의’(동의) 의견을 냈다.
국회 환경노동위 이은주 의원(정의당)은 7일 국립생태원이 환경부에 제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의견’을 공개했다. 환경부는 국립생태원 등 환경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을 받아 ‘동의’, ‘부동의’ 등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결과를 결정하게 된다.
국립생태원 검토의견서를 보면, 국립생태원은 공항 사업대상지 전역에 맹꽁이가 살고 있어 환경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립생태원은 “맹꽁이 이주계획이 수립되어 있으나, 중요 서식지에 대해선 시설물 배치의 수정 및 사업 규모 축소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양서류 개체수 산정 모델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해서 “사업의 입지 계획 및 규모 조정을 검토하라”고 밝혔다.
멸종위기 조류에 관해서는 서식지 훼손에 대한 저감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개발 면적 등 사업계획을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항공기와 조류 충돌 위험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를 고려한 활주로의 대안 선정을 주문했다. 숨골에 대해서도 사업 추진에 의한 훼손이 불가피한데도 이에 대한 저감방안은 적정하게 수립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은주 의원은 “전문 검토기관의 검토를 거친 결과 입지 타당성이 인정됐다던 환경부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환경부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에 이어 제주 제2공항까지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이라면 국토 생태계 보전은 안중에도 없이 ‘묻지 마 동의’만 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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