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22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에서 한국형 원전 ‘에이피알(APR)1400’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신한울원자력발전소 3·4호기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해 환경부가 주변 해역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하라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28일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제출한 신한울원전 3·4호기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해, 한국환경연구원을 포함한 검토 기관의 의견을 바탕으로 주변 해역 추가 조사 등 보완 사항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추진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 사업은
이번 정부 들어 ‘원전 생태계 복원’을 명분으로 되살아나 추진되고 있다.
이날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공개한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초안 검토 의견을 보면, 환경부는 “사업 예정지 인근(경북 울진군 일대)에 다수의 원전(울진 1~6호기, 신한울 1·2호기)이 운영 중인 만큼,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온배수·폐수 등 오염물질이 주변 해역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라”고 했다. 더불어 “계절에 따라 온배수 확산 영향이 다르므로, 사계절 모니터링을 통해 저감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가시해마’는 명나라 의학서인 <본초강목>에 정력과 임신에 효능이 있다 해서 남획되어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 아열대 바다의 잘피숲을 주 서식지로 삼는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환경부는 잘피류(바닷속에 사는 여러해살이풀) 군락에 해양보호생물인 ‘가시해마’가 서식할 가능성이 높다며 잠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시해마는 머리와 몸 마디마디 사이에 가늘고 뾰족한 가시를 지닌, 몸길이 약 10~13㎝의 해마다. 서태평양과 동인도양 전역에 서식하는데, 국내에서는 2004년 전남 여수 연안에서 두 마리가 발견된 적이 있다. 또한, 환경부는 어업권 피해 등 사회 갈등 최소화를 위해 주민과 합의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라고 덧붙였다.
녹색연합은 환경영향평가가 사계절 조사가 원칙인데도 한수원이 이를 지키지 않은 ‘부실’ 환경영향평가를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내년 안에 신한울 3·4호기를 착공한다는 방침인데, 착공 전 환경영향평가 소요 기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두 계절 조사만 해서 초안을 냈다는 것이다. 황인철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장은 “착공 시점을 당기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 본안에 반영하도록 환경부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이번 초안에 대한 보완을 거친 뒤,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5월 안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계에서 환경부가 내는 ‘동의’, ‘부동의’, ‘보완’ 등의 의견이 이 사업의 향방을 결정한다.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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