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계속된 3일 오후 경북 고령군 다산면 들녘에서 한 농민이 뙤약볕 아래에서 신문지를 뒤집어쓴 채 파를 수확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마 직후부터 시작된 폭염이 8월 중순까지 쉬지 않고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3일 오전 발표한 10일치 장기전망에서 다음 주 후반인 13일까지, 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오르는 폭염이 전국적으로 이어지겠다고 내다봤다. 폭염특보는 장마가 끝난 지난달 26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발효됐는데, 8월 중순까지 이어지면 약 20일 가까이 무더위가 계속되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12㎞ 상공에는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5~6km 상공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하고 있다. 두 개의 기단이 중첩한 상황은 뜨끈한 구들장에 담요를 덮은 격이다. 여기에 더해 한반도 남쪽에서 북진 중인 태풍이 계속 남풍을 일으켜 습한 기운을 우리나라 쪽으로 보내고 있다. 기온이 같은 상황에서 습도가 더해지면 체감 온도는 더 높게 느껴진다.
여기에 더해, 낮 사이 뜨거워진 지열에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소나기까지 내려 습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6일까지 오후~밤 사이 충청 이남 지역에 천둥, 번개, 돌풍을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리겠다고 예상했다. 기온은 밤에도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밤 최저기온이 25도를 넘어가는 열대야도 연일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말인 5~6일 36도에 육박할 낮 최고기온은 다음 주 중반인 9~11일께는 33도로 떨어져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습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온도가 3도 떨어지더라도 체감온도는 1도도 채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실제 느끼는 더위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풍 카눈은 동중국해상에 머물다 4일 오전 9시 이후부터 태풍 남쪽에 있는 적도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일본 쪽으로 방향을 강하게 틀어 동북동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6~7일께 일본 규슈 남쪽 해상 부근으로 진출한 뒤 북진하거나 북북동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8일 이후 경로와 세력 수준은 아직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 예보분석관은 “4일 오전 태풍이 급격히 방향을 바꾸면서 진행 각도와 속도를 예측하는 수치예보모델들 사이에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모델 간 예측 경로 차이가 동서 방향으로 500km 이상 벌어지면서 현재 태풍의 크기인 400km를 넘어선 수준이라 7~8일께 주변 기압계의 변동 상황을 확인하며 북상하는 경로를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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