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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해평습지 흑두루미 떠나자…환경부 ‘늑장대책’

등록 2011-11-10 21:50수정 2011-11-11 13:55

4대강 준설탓 1천여마리 줄어
사라진 모래톱 ‘대체쉼터’ 고민
경북 구미시 해평습지를 중간기착지로 이용하는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가 4대강 사업에 따른 칠곡보 담수와 관광레저단지 등 대규모 개발계획 앞에서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환경부는 흑두루미를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9일 낮 해평습지. 흑두루미 10여마리가 시베리아에서 날아왔다. 흑두루미는 강변에 내려앉으려고 하강하다가 다시 날개를 휘저으며 올라가는 등 안절부절못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정수근 생태보전국장이 말했다. “쉴 자리를 찾지 못해서 그런 거예요.”

이런 현상은 지난해부터 관찰됐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준설로 모래밭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흑두루미가 10분여 헤맨 끝에 앉은 곳은 해평취수장 앞 하중도. 4대강 사업 뒤 남은 ‘마지막 모래밭’이다. 그나마 연말에 칠곡보에서 담수를 시작하면 강물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 모래밭도 사라진다.

올해 흑두루미 개체 수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반토막이 났다. 경북 구미시 조사 결과를 보면, 2008년과 2009년에는 전세계 흑두루미 1만2000마리 가운데 20% 안팎인 2822마리, 2278마리가 해평습지에 들렀다 일본 이즈미로 향했지만, 4대강 사업이 본격화한 지난해 1139마리로 준 데 이어 올해에도 지난 8일까지 1374마리가 오는 데 그쳤다.

환경부는 떠나는 흑두루미를 잡기 위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 △흑두루미 도래 시기에 칠곡보의 물을 빼 모래톱을 솟아나오게 하는 방안 △하중도 수풀을 제거해 모래밭으로 바꾸는 방안 등이 검토된다. 하지만 박희천 경북대 교수(환경공학)는 “하중도 물높이를 조절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흑두루미가 새로 쉬어갈 공간을 만들지 않으면 내년 도래와 기착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가 흑두루미 대체 서식지로 밝힌 주변 강정습지를 둘러보니, 이곳은 습지라기보다는 ‘인공공원’에 가까웠다. 자전거도로가 가로지르고 조경수가 드문드문 심어진 공원에는 백로 두어 마리만 횃대에 올라가 있었다.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김경철 사무국장은 “경계거리가 200m 이상인 흑두루미가 내려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시는 최근 해평습지 인근 고아읍 괴평리 둔치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선박이 오가는 마리나 시설과 수상비행장 건설도 계획중이다. 이곳은 현행 법률상 상수원보호구역이어서 개발이 불가능하지만, 4대강 개발을 위해 제정된 ‘친수구역특별법’을 통해 국토해양부 장관이 ‘친수구역’으로 지정하면 이들 시설을 지을 수 있다. 구미/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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