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바다 삼킨 ‘적조’ 동해까지 진격
남해 앞바다는 푸르지 않았다. 폐사한 물고기 냄새로 코끝은 괴로웠다. 추석 명절인 지난 8일 새벽 갑자기 밀려온 적조가 경남 남해 앞바다를 덮쳤다. 적조를 방제하려고 뿌린 황토로 바다는 붉은색으로 변했다.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의 참돔들이 물 위로 떠올랐다. 남해안에서 시작된 적조는 동해안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어민들은 “적조가 나타나 가두리 양식장을 덮치면 10여분 만에 물고기들이 죽어버리는데, 이번에는 추석날 새벽에 몰려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긴 한숨을 쉬었다. 가두리 양식장 한쪽에선 어민 김상현(43)씨가 황토와 흡착된 적조가 자신의 양식장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연방 뜰채로 적조를 걷어내고 있다. 파랗게 빛나야 할 남해군 미조면 앞바다도, 이를 바라보는 어민들의 마음도 붉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남해/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